중국이 일본에 완승을 거두려 한다. 센카쿠 열도사건으로 체포했던 중국어선 선장 석방으로는 안 되고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건의 전말을 뉴스 통해 보면서 나는 8년 전인가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이 발표되고 그 기지 예정지 철조망에서 격렬했던 시위, 몸싸움의 장면이 떠올랐다. 그 당시 철없는 한국의 시위꾼(?)들보다 사실 군사적인 문제점에서나 자존심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중국이었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제 서해바다라는 것은 서해라는 저수지나 연못 정도이다. 그곳 동쪽에 평택이 있고, 연못 건너 위쪽에는 아침 첫 닭울음소리가 들리는 천진이 있고, 중간쯤에는 돼지가 밥 달라고 꿀꿀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북경이 있고 남쪽에는 갈매기가 우는 소리가 들리는 상해가 있다. 그러한 짧은 거리이니 후진타오 주석이 감기가 걸려 기침을 해도 평택에서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중국이 이만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으리라. 그런데 중국은 조용했다. 아니 사실인즉 조용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중국은 TV 방송을 통하여 ‘대국 굴기’라는 특별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었다. 내용은 15세기부터 세계사에서 대국으로 올라섰다가 쇠퇴했던 나라부터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강대국들의 흥망성쇠를 자세히 보여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중국이 대국으로 일어서야 한다는 당위성, 의무감, 애국심, 그리고 분발하라는 전 인민을 향한 세뇌교육이었다.
도광양회(蹈光養晦)라 했던가. 재능은 드러내지 말고 때를 기다리라고 했던 말이었던가. 그들은 일본 오키나와 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는 데에 대하여 그들이 보여준 반응이 없는 듯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티베트, 위구르에서 어린아이 팔 비트는 정도의 만행을 보이는 듯하더니, 베이징 올림픽 서울의 성화 봉송에서 한국의 주권 국가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대낮에 경찰이 보는데서 티베트 인권, 독립을 외치는 시위대에 폭력을 휘두르고 이제는 서해상에서 훈련하는 미 항공모함을 격침시키는 미사일을 개발했다며 미사일을 쏘아대기도 하고, 센카쿠 열도 사건을 기회로 일본을 협박해서 백기를 들게 하는 데까지 이른 것 같다.
대국굴기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며 보냈던 인고의 시절에서 어느 듯 수퍼 국가가 되어서 그들의 힘을 과시하며 세계를 호령하려고 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얼마 전 김정일의 중국 방문은 김정은의 권력승계를 위한 것 같고 그것은 마치 옛 시절 세자책봉이 아닌가 싶고 그러한 일련의 일들이 나로 하여금 북한이 마치 중국의 속국이나 되어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날의 중국이 수퍼 파워국가가 되는 것에 대해서 관심을 넘어 걱정이 든다. 과연 중국이 수퍼 파워 나라에 걸 맞는 자격이 있고 그래서 그러한 위치가 될 수 있는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오늘날에 기독교 정신이 어느 정도 쇠퇴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수퍼 파워 미국은 세계질서와 도덕적 기준, 인류애와 세계의 평화에 기여하며 제몫을 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의 세계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중국이 그 한몫을 할 수 있을까. 사실 걱정이 든다. 내 눈에 비친 중국인들은 돈이 종교이자 자기의 이익을 쫓는 것만이 그들의 철학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정부대로 돈이 생기면 지진이다, 홍수다 하며 세계적 재앙이 발생한 곳이나 굶어 죽어가는 지구촌 사람들을 위한 구호의 손길보다 원유다, 광산이다 하는 곳에 돈을 쏟아 붓는데 혈안이다. 그리고 중국인들은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는 것 같다. 가짜, 속임수, 남의 생명까지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아주 단적으로 말해서 나는 수퍼마켓에 가서 중국산이면 무조건 안 산다. 믿을 수 없다는 마음 때문이다.
아마도 오늘부터라도 한미 해상 훈련에 보였던 과잉반응에 고개를 갸우뚱했던 서방세계가 이번 센카쿠 사건으로 대중국 프로그램을 다시 짤 것으로 본다. 그러나 그러한 대응보다 근본적으로 중국이 변하여 중국이란 나라, 중국 사람들이 수퍼 파워 대국에 걸 맞는 국격과 인격을 지켜야 할 것이고 우리의 몫은 그들의 변화로 세계질서의 큰형님답게 행동하도록 하다못해 내 주위에 중국계통 한 사람에게라도 요구하고, 격려하고, 충고하는 첫발부터 내딛어야 할 것 같다.
이영묵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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