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숲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어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날을 위하여 한 길을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 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Robert Lee Frost (1874 ~ 1963)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이 시와 함께 꽤 긴 글을 써서 선물한 적이 있다. 두 갈래 길에서 부모의 도움 없이 스스로 선택해야 할 때마다 사람들의 흔적이 드문 길을 선택하는 편이 낫겠다고 나는 그 글에서 말했었다. 그러나 내 생각도 조금 바뀌었다. 어차피 훗날에 ‘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하게 될 거라면 진정으로 원하는 길이 무엇인지 내면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라고 다시 말하고 싶다.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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