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재학중인 퀸즈칼리지에 한국의 민속물 중 하나인 장승이 세워졌다. 학생들의 이동이 많은 카페테리아 앞쪽으로 서있는 목장승들의 모습은 이제 뉴욕의 명물이 되었다. ‘한국인의 미소‘ 라고 쓰여져 있는, 관모를 쓰고 환하게 웃는 모습의 가장 큰 장승을 가운데로해 왼쪽으로는 ‘뉴욕 대장군’이,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퀸즈 여장군’이 세워져 있다. 그 세 장승들 왼편으로 아담한 크키의 ‘서울 대장군’이 자리하고 있다.
장승은 예로부터 지역 간의 경계표나 이정표, 그리고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맨하탄 중심부의 한인거리, 그리고 매년 성대하게 열리는 뉴욕 추석대잔치와 코리안 퍼레이드, 또 미 대학의 교정 안에 선 장승들을 보면서 미국사회 속에서 한인들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8년이라는 미국생활 속에서 같은 한인이면서도 한인사회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미 주류사회에 진출하여 ‘미국화’되는 것이 이민생활의 성공이라고 믿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고, 나 또한 그런 꿈을 꾸어온 것이 사실이다.
물론 미국에 살면서 언어를 익히고, 문화에 적응하고, 그들과 함께 일하며 그 안에서 한국인으로 우뚝 선다는 것은 같은 한인으로서 자랑스럽고 본받을 만한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이민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또 이제 막 이민생활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되어주고 보호해주는 모습 또한 더 큰 성공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푸른 가을 하늘아래 우뚝 서 있는 장승을 바라보며 하게 된다.
권종호/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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