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박힌 가시는 뽑히고 만다. 추수감사절이 다가오면 각양각색의 불우이웃돕기, 노인복지, 종교기관의 모금 활동이 시작된다.
영혼은 정직한 호흡이다. 동포사회는 삼중고로 ‘돈(기부금)’을 무책임하게 유용하는 디렉터와 간사들로 고심한다. 첫째는 기부자의 뜻을 배신하는 남용이고, 둘째는 공금을 사적(私的)인 용도로 쓰는 불법행위이며, 셋째는 자신의 초심을 저버리는 기만의 되풀이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한 우물을 10여년간 퍼마시고 있다는 현실이다.
비영리 단체의 회계, 결산 장부는 공문서로 공개돼야 마땅하다. 투명성으로나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은 불법이다.
정의는 양심의 원천이다. 변명이 필요 없다. 공익단체의 평가는 시민단체의 감시와 인터넷 사이트로 기부금을 추적하여 파헤쳐지고 있다. 회계장부의 수입과 지출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 자선단체 임원들의 월급과 이력서를 공개해야 하고, 공인회계사의 검증된 감사내역을 공개 발표해야만 한다. 기부금을 낸 사람은 돈이 정당하게 쓰였는지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탐욕은 악덕이다. 청지기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믿지 못할 코리언의 선행을 위장된 허세로 의심하는 이웃 소수민족들의 눈빛이 매섭다. 소수의 탐욕과 이기심으로 전체 한인사회가 억울한 의혹의 눈초리를 받는다. 신뢰할 수 없는 자칭 ‘지도자’들은 천대받게 된다. 좀도둑 몇으로 전체 한인 동포들의 이미지만 훼손되고 피해는 가중되고 있다.
봉사하는 모습은 성스럽다. 신앙은 실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겁 없이 노약자나 청소년의 불운을 이용하는 망나니들은 축출돼야 한다. 비영리 단체의 디렉터는 왜 영리(營利)를 감추고 있나. 한인은 본래 따뜻한 정과 눈물이 많고 이웃사랑의 천성을 지니고 있다.
지난달에도 워싱턴 지역에서 한 한인이 후원금 20만 달러를 기독교 선교방송인 극동방송에 전달했고, 대학 등록금이 없어 애를 태우던 한 한인 여학생을 위해 한인동포들의 십시일반 성금과 예진회가 바자 등을 통해 마련한 기금으로 도와주었다. ‘벽돌쌓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봉사센터는 연방주택계획국에서 400만 달러의 지원금을 받았으며 모금만찬 행사 등으로 시니어 아파트 증축에 필요한 기금을 모금 중이다.
배신자는 용서받지 못한다. 거짓은 역겹고 배신 행태는 요사스럽다. 수법은 더 악랄하다. 양의 모습으로 이리가 서성댄다.
악한 사회를 지칭하는 새 단어가 최신영어사전(하퍼 콜린스 출판사)에 등재됐다. ‘Broken Society,’ 이 말은 즉 붕괴된 사회를 의미한다. 이 말의 발원은 영국의 국방장관 리암 폭스가 말한 것(2005년)으로 밝혔다.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데이빗 브룩스는 며칠 전 “불우이웃돕기로 기부금을 걷는 사람들이 좀도둑 같이 행정경비를 엄청나게 요구하며 미국은 붕괴나 몰락한 사회가 돼가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신뢰할 수 없는 한인지도자들이 넘치는 우리 한인사회에 안전지대는 있을까.
인생은 본래 봉사다. 비영리 단체들의 신뢰는 NGO의 경고와 감사(監査)로 기부금이 남용된 사실이 드러나며 와해되고, 국세청(IRS)도 한숨을 쉬고 있다. 거짓을 버리자. ‘붕괴된 사회’에서 살아남는 길은 양심회복이다. 차세대는 ‘거짓말’ 하던 부모세대를 수치로 기억할 것이다.
교회 헌금도 훔치는 강심장들의 양심을 회복할 수는 없을까. 사찰이나 회관에서도 정신적 몰락에 쓴 소리를 할 수 없을까. ‘정’ 많은 동포사회가 교활한 모금운동에 ‘혼(魂)’마저 내놓을 수는 없다. 사기나 당할 우리 한인들이 아니다. 쉬지 않는 물레방아는 얼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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