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설 명절 만 되면 떡국을 먹고 나이도 한 살씩 더 먹는다. 어렸을 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서 설날부터 열흘간이나 계속하여 떡국을 먹은 적이 있다. 어머니는 내가 떡국을 무척 좋아 한다고 즐겨 주셨지만 나의 속셈은 그게 아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으로 한심한 짖을 했구나 하고 혼자 쓴 웃음을 자아낼 때도 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은 인력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자연의 순리요 법칙이다. 이 순리를 어느 누구도 거스를 수는 없다. 진시왕도 거역하지 못하고 끝내는 죽었고 클레오파트라(Cleopatra)도 그 아름다운 얼굴을 관속에 갇힌 채 영 돌아오지 못 할 객이 되었다.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시간을 흘려보낸다는 것이고 시간을 먹어 소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먹은 시간은 소화해서 배설해 버리지만 배설한 시간은 다시 먹을 수는 없다.
이처럼 한 번 태어난 생명체는 다시 태어 날 때의 생명체로 돌아갈 수가 없다. 식물도 그렇고 동물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한 번 자란 꽃나무는 다시 씨앗으로는 돌아 갈 수가 없다. 다만 새로운 씨앗을 탄생시킬 뿐이다.
동물도 다시 어리게 돌아갈 수 없다.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번식의 행위만 되풀이 될 뿐이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오, 자연의 순리인 것이다.
떡국을 안 먹을 수는 있어도 나이를 안 먹을 수는 없다. 반면 떡국을 여러 그릇 먹는다고 나이를 더 먹을 수는 없다. 나이는 뒤 처져 갈 수도 없고 앞서서 갈 수도 없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은 태어난 순서대로 나이를 먹는다. 이것을 우리는 연륜(年輪)이라 한다.
그러나 나이에는 나이의 두께가 있고 나이의 촉수(觸手)도 있다. 다섯 살 아이라고 꼭 그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아이는 열 살이면서 청년의 행동을 하기도 하고 오십 살의 나이를 먹었으면서 하는 짖은 어린 아이들의 행동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전자를 어른스럽다 또는 조숙하다고 하고 후자인 경우를 나이 값을 못 한다 또는 나이를 헛먹었다라고 말을 한다.
내 나이의 촉수를 뻗어 다른 나이의 세계와 연관을 맺고 그 또래의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빌려 오는 것을 나이 가꾸기라고 한다.
자기 나이에 길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이의 특성과도 접근해 친근 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자기 세대끼리만 즐기고 통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대들과도 삶의 재미를 나누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 나이에 다른 세대의 나이를 자연스럽게 섞는 방법을 말한다.
요즘 나이를 먹은 사람들 중에는 인생의 선배이자 경험 등이 많음을 이유삼아 어깨에 힘주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나이가 많다고 힘주는 게 아니라 자연의 순리에 고개를 숙여야 한다. 어느 자리이건 간에 나이의 세대를 넘어서 부담스럽지 않은 성숙의 개념으로 타인과 소통하고 각자 가지고 있는 자기 나이에 맞는 에너지와 활력을 함께 나누는 일이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보다 적거나 많은 나이의 상대자에게 최대한의 예의를 갖춤으로 각자 다른 세대 간의 불편한 자리가 아니어야 한다.
그래서 생긴 말로 나이는 괜히 먹나 하는 말은 나이에 맞는 언어와 행동을 하라는 뜻과 자연의 의미도 존중하여야 한다는 말로도 해석이 된다.
이런 화목하고 즐거운 자리가 지속 될 때 서로 상대방의 나이 세대를 존중하고 도의를 지킬 줄 알아야 인간을 지으신 창조주가 우리에게 내린 화합의 즐거움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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