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 후지이 옹
1950년 6월25일, 북한 공산당의 대한민국 침공으로 미군 3만3,738명을 포함해 군인과 일반인 2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20세기 최악의 전쟁으로 기록된 한국전쟁이 시작됐고 1953년 7월27일을 기해 남북 양측의 합의로 38선 인근에 비무장지대를 설정, 휴전상태에 들어갔다.
유엔에 가입한 총 21개국의 장병들이 이국만리에 떨어진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참전했고 이 중 하와이 거주의 스탠 후지이 옹도 미군으로 징병돼 한국땅을 밟게 됐다.
1951년 입대해 하와이 스코필드 병영에서 보병 훈련을 받은 후지이 옹은 한국에 도착한 후 자신과 같이 하와이에서 온 동료 병사들의 전사소식을 전해 듣고 충격을 금치 못했고 이 같은 참상을 직접 목격하자 전쟁에 대한 분노는 날이 갈수록 더해만 갔다는 것.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무사히 집에 돌아갈 날을 기다렸고 해가 뜨면 오늘 하루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한국전 발발 60주년을 기념해 다른 참전국의 노병들과 함께 한국을 다시 찾은 후지이 옹은 전우들이 용감하게 전장의 이슬로 사라져간 이 땅을 다시 밟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한국정부는 1975년 이후 세계각국의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을 초청해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위문하는 행사를 매년 개최해 왔고 올해는 한국전 발발 60주년 사업의 일환으로 후지이 옹도 이번에 초대를 받아 한국에 다녀올 수 있어 감회가 깊었다고 전한다.
이번 방문에는 미국과 벨기에, 네덜란드, 필리핀 등지에서 참전용사들이 한국을 다시 찾았고 한국정부와 각계 인사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주한미국대사도 노병들을 위문하며 이들의 희생을 치하하며 모든 참가자들에게 기념 메달과 감사장을 수여했고 한국정부의 주선으로 좋은 호텔과 맛있는 음식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잊을 수 없는 한국인들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후지이 옹이 받은 선물들 중에 들어있던 ‘60년간의 헌신, 60년의 우정’이란 제목으로 전쟁 당시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이었다고.
이번 한국방문단은 한국전 60주년을 기념해 재현한 낙동강 전투를 참관한 후 임진각, 평화공원 등을 방문했다.
이날 또한 10만명 이상의 전쟁고아들을 위해 모금운동을 벌여온 참전용사 조지 F. 드레이크 박사에게 감사장이 전달되기도 했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후지이 옹의 한국 방문은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이었다.
특히 연합군으로 참전했다 전사한 모든 병사들의 이름이 새겨진 전쟁기념관의 거대한 석벽 앞에서 하와이에서 참전했다 목숨을 잃은 456명의 전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손끝으로 더듬으며 이들을 추억했다.
하와이의 경우 한국전에 참전한 지역들 중 인구비율로는 최다 사상자를 기록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라고들 부르고 있지만 후지이 옹은 당사자인 대한민국의 국민들과 참전용사들,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는 절대로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고 강조하며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목격한 참전용사들을 환영하는 수많은 현수막들, 특히 ‘우린 영원히 여러분의 희생과 봉사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글을 보았을 때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한다.
후지이 옹은 한국정부의 참전용사 한국방문 프로그램은 60년전 전쟁으로 폐허가 된 모습만을 알던 각국의 참전용사들에게 ‘세계 최빈국’으로 알려졌던 한국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행사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수호를 위해 피땀을 흘린 참전용사들에게 아직도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이들에게 알려 자신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시킬 수 있는 값진 기회였다고 회고했다.
<정리 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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