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다. 나는 이것을 “소매만 스쳐도 사과하자”라고 고치고 싶다. 보행자가 많은 거리를 걷노라면 서로 옷이 스치거나 몸이 부딪치거나 하는 일이 자주 생긴다. 이럴 때에는 반드시 “미안합니다”라고 한마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주 장을 보러 코스코에 갔을 때였다. 계산대 앞에 줄을 서있는데 누군가가 뒤에서 툭 건드리고 지나갔다. 돌아다보니 젊은 한인 남성이었다. 미안하다는 말은 물론 하지 않았다. 나는 불쾌하지만 참았다.
한인들은 무례하다는 말을 어느 서구 사람이 한 적이 있다. 그런 말을 들어도 마땅하다고 느꼈다. 누군가와 부딪치면 서구인들은 반드시 “I am sorry”라고 하고, 일본 사람들도 ‘스미마센’이라고 하며 심지어 머리까지 숙인다.
서울의 남대문 시장 같이 복잡한 거리에서는 수없이 서로 스치고 부딪친다. 그때마다 ‘미안합니다’를 해야 한다면 하루에도 수십번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박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수십번 아니라 수백번이라도 사과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미덕이고 사회 질서의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소한 일에서부터 예의를 지켜야 일등 민족으로서의 자질이 갖춰진다고 굳게 믿는다.
한승민/ LA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