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트라 키건이 ‘스틸 라이프’에서 공연하고 있다.
한인혼혈 입양인 아니트라 키건(Anitra Keegan)이 주요 무용수로 활동하는 필라델피아의 ‘발레X’(BalletX)의 공연이 23일 오후 3시 세리토스 퍼포밍 아츠 센터에서 열린다.
발레X는 무용수이며 안무가인 니난과 크리스틴 칵스가 2005년 창단한 무용단으로, 전통 발레에 현대인의 감정과 동작을 접목시켜 신선하게 재창조한 무용예술로 불과 수년 사이에 필라델피아의 주요 무용단으로 부상했다. 클래식 발레의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고 평가되는 모던댄스 컴퍼니 ‘발레X’는 이번 공연에서 3개 작품을 공연하는데 아니트라 키건은 이중 2개 작품(‘Still@Life’와 ‘Beside Myself’)에서 주역으로 등장한다.
“‘스틸 앳 라이프’는 무용수들에게는 어렵지만 아주 재미있고 멋진 작품입니다. 정물화에 그려진 과일들이 살아나 춤을 추는 매우 신나고 특별한 작품이지요. 거기서 저는 사과가 되어 춤을 춥니다. 또 ‘비사이드 마이셀프’는 인간의 이중성을 그린 작품이라 좀 더 컨템포러리 하고 감정적인 발레를 펼쳐보이게 됩니다”
한국인 어머니와 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나 4세 때 미국으로 입양된 아니트라 키건의 한국이름은 이태경. 한국에 관한 기억은 아무 것도 없고, 한국에 가 본 적도 없으며, 한국말이나 문화를 거의 접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말한다.
한국과 연결된 마지막 기억은 뉴욕 JFK공항에 도착했을 때 한국서 가져온 인형을 두고 나와 너무 속상했던 것이 전부. 그러나 그때 가져온 다른 물건과 옷들은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며 모국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을 전했다.
뉴저지에서 자란 그는 동네 댄스 클래스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유명한 가든스테이트 발레 스쿨로 진학했고, 13세 때 세계 최고 권위의 영국 로열 아카데미 오브 댄스의 초청으로 단기 코스를 공부했으며, 펜실베니아 발레스쿨을 나와 클래식 발레 댄서로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그러나 펜실베니아 발레단에서 춤을 추던 시절 갑자기 건강이 나빠진 그녀는 더 이상 발레 댄서로 활동하기는 힘들다고 판단, 한때 춤을 포기한 적도 있다. 다시 대학에 들어가 비즈니스와 마케팅 공부를 시작했는데 마침 그녀가 등록한 럿거스(Rutgers) 대학에서 댄스 클래스를 택한 것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
“럿거스의 댄스 프로그램은 모던 댄스가 굉장히 강하지요. 그 클래스에 들어가 보고 너무 좋아서 다시 춤을 시작했어요. 클래식 발레는 한계가 있지만 모던 댄스는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댄싱 커리어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후 오하이오 발레, 아메리칸 레퍼터리 발레, 댄시즈 파트렐리, 체임버 댄스 프로젝트, 발레 뉴욕 등 많은 유수 무용단에서 경력을 쌓은 아니트라는 클래식 발레와 모던 댄스의 범주를 넘나들며 둘 다 잘 할 수 있는 것이 특별한 강점으로, 2007년 입단한 발레X에서도 그녀의 활약은 눈부시다.
캘리포니아에 아시안 인구가 많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지만 세리토스에 아시안, 특히 한인 인구가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그녀는 한인들이 많은 곳에서 공연하기는 처음이라 흥분된다며 많이들 참석해 발레X의 창조적인 공연예술을 감상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티켓 25, 45, 55달러.
Cerritos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12700 Center Court Dr. Cerritos
www.cerritoscenter.com, (562) 467-8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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