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루어 왔던 여행을 떠난다. 막상 떠나려고 보니 가기 전에 해야 할 이런 저런 일들이 앞을 가린다. 남편을 위해 약간의 반찬을 만들고, 세탁, 집안 정리, 연락 온 곳에 전화, 우편물 정리, 화분에 물주기 등. 마음도 몸도 분주하다. 여행을 간다는 설렘이나 기대감은 상상도 못할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이것들은 내가 매일 하던 일들이고 고작 1주일 정도의 여행길인데, 길을 떠날 때면 이렇게 나를 볶아대는 이유가 무엇인가. 나는 아마도 내가 하는 집안일이 얼마나 많은 것이며 나를 위하여 ‘아내’의 자리를 빛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나 보다.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한심했다. 나만의 진솔한 삶은 어디에서 찾으며 그러는 나는 누구인지?
문득 영원을 향한 길을 떠날 때 지금같이 우왕좌왕하고 진실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된다. 나의 작은 일상 안에서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스스로에게 진실해 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에 삶의 의미를 두고 싶다.
설사, 나와의 약속이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다시 시작 하는 마음이 되어서 진솔한 내 가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내가 서 있던 자리가 아름다울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오늘 나의 진실과 최선을 다함으로 언제 떠나더라도 두려움이나 조바심 없는 삶의 여정이 되고 싶다.
줄리 김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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