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반정부 시위대가 장악한 리비아 벵가시에서 수많은 인파들이 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숨진 시위대원의 관을 따라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카다피, 광장 나타나 “리비아 수호” 연설
검찰총장·외교관들 강경진압 항의 사퇴
리비아 동부와 서부지역 상당수를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가운데 25일 수도 트리폴리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친위병력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를 개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 정부의 시위 강경진압에 항의하며 공직에서 사퇴하는 해외 외교관들이 잇따르고 있고 리비아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카다피 국가 원수는 이날 트리폴리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지지자들에게 리비아 수호를 촉구했다.
◇트리폴리 첫 대규모 시위
알-자지라 TV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대 수천명은 이슬람권 휴일인 금요일을 맞아 25일 이슬람사원에서 예배를 마친 뒤 거리로 나와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예배를 마치고 시내 중심지인 그린광장으로 행진하려 했지만 카다피 친위대는 이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트리폴리 동부 외곽의 한 주민은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다”면서 시위대를 포함한 반정부 세력은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부 지역과 튀니지 국경 근처 즈와라 등 서부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을 꾀하고 있지만 카다피 친위병력의 군사력이 만만치 않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다피 트리폴리 광장 연설
카다피 국가원수가 25일 수도 트리폴리의 그린광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지지자들에게 리비아를 수호하라고 촉구했다.
카다피는 그린광장을 내려볼 수 있는 요새 ‘레드캐슬’ 위에서 리비아 국기를 흔들며 “우리는 리비아의 영토에서 죽을 것이다. 우리는 이탈리아 제국에 그랬던 것처럼 외국의 저의를 분쇄할 것이다”고 말했다.
겨울 재킷을 입고 귀를 덮는 사냥꾼 모자를 쓴 그는 또 광장에 모인 수천명의 지지자를 향해 “그들(시위대)에게 복수하고 국가를 수호하고 석유를 사수하라”고 촉구했다.
카다피는 아울러 “리비아 국민들은 카다피를 사랑한다”며 지지자들의 전투 참여를 위해 무기고를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다피 진영 “리비아는 평온”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는 터키 뉴스채널 CNN-튀르크와 인터뷰에서 `테러리스트 그룹’들이 통제하고 있는 자위아, 미수라타를 제외하고 리비아의 대부분은 “평온하고 정부의 통제 아래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24일 오후부터 군인들과 용병들이 트리폴리 시내에서 자취를 감추고 교통경찰만 남아 근무했으며, 그린광장은 깨끗이 청소가 돼 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이는 리비아 정부가 하루 전만 해도 불법 입국한 기자들의 안전을 책임지지 않겠다며 엄포를 놓았던 것과 비교하면 극히 상반된 조치로, 리비아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리비아 재외공관 반기 잇따라
이런 가운데 리비아 정부의 시위 강경진압에 항의하며 해외에서 공직을 사퇴하는 외교관들이 잇따르고 있다.
주 제네바 유엔 대표부의 리비아 외교관들은 “리비아 대표부는 리비아 국민과 그들의 자유 의지만을 위해 복무하기로 단호히 결정했다”면서 전원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압둘-라흐만 알-압바르 검찰총장과 프랑스 주재 리비아 대사, 유네스코 주재 리비아 대사도 정부의 시위 강경진압에 항의하며 사임하는 등 리비아 공직자들의 시위 지지선언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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