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거주하는 팻 블러처는 몇 주 전 캐나다에서 손녀로부터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됐으며, 보석금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는 결국 손녀가 아닌 사기꾼의 장난으로 밝혀졌지만 이 사기꾼이 페이스북을 이용, 손녀를 포함해 가족들의 신상을 워낙 자세히 알고 있어 전직 교사출신인 블러처는 4천600달러(한화 519만원 상당)를 송금했다.
이 사기꾼은 페이스북을 통해 손녀의 남편과 아이의 이름, 손녀 친구의 결혼과 관련된 이야기까지 도저히 의심할 수 없을 정도로 손녀와 가족들의 신상과 관련된 정보를 알고 있었다.
블러처는 "그들은 너무 영리했다’며 "나를 바보로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27일 미국 일간 시애틀타임스는 이 같은 사례를 들면서 10년 전에도 온라인 사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갈수록 지능화되고 피해규모가 커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미국 연방수사국(FBI) 산하 인터넷범죄신고센터(IC3)에는 200만건이 넘는 관련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는 지난 3년간 배로 늘어난 것이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인터넷 범죄에 따른 금전적 피해는 모두 17억달러에 이르고 평균 피해액은 500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 1월 발표된 컴퓨터 보안업체 맥아피의 조사결과, 2000년에는 인터넷 사기의 유형이 대체로 해커들이 정부기관이나 기업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해킹함으로써 자신의 솜씨를 자랑하는 것이었으나 2003년 이후에는 돈을 쫓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와 함께 수백만명의 이용자가 온라인으로 소셜네트워킹 계정을 갖게 됨으로써 온라인 범죄에 더욱 취약해졌다고 맥아피의 온라인 보안연구 책임자인 데이브 마커스는 지적했다.
특히 최근에는 암호 재설정 요구를 통한 사기행각,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에 나타난 유명 이슈나 계절적인 주제를 이용한 사기 등도 늘어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세금납부기간이 도래하면 트위터를 통해 국세청(IRS)을 가장한 사기가 판을 치고, 밸런타인데이 때에는 이를 이용한 사기까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범죄신고센터는 작년 7월 이른바 ‘발이 묶인 여행자’(stranded traveler) 사기 경보를 발령한 적이 있다. 이는 이메일이나 페이스븍 메시지 등을 통해 친구들에게 해외에서 강도를 당해 호텔비나 귀국하기 위해 필요한 여행경비를 급하게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사기행각을 말한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처럼 온라인 사기에 취약한 것은 자신들의 정보를 공유하려는 최근 유행과 온라인을 통한 손쉬운 자금이체 등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소셜미디어 등에 게시하는 개인정보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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