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이들 혼사문제로 한국엘 다녀왔다. 뉴욕에서는 눈이 한바탕 쏟아지고 나면 옴짝달싹도 못했는데 서울에서는 지하철을 어느 곳에서나 손쉽게 갈아탈 수 있어 다행이었다. 바쁜 혼사일을 보는 중간 중간 친구들도 만나고 광화문의 역사도 들여다보고 북촌마을도 구경하였다. 그 동안 많이 달라진 서울의 위상을 보며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회의나 국정연설에서 한국을 몇 번이나 인용하던 말들이 실감 있게 다가왔다. 내가 한국을 떠날 때와는 달리 분명 무언가 몇 가지 변화가 오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우선 여유가 보이는 친절함이었다. 택시기사들이 정말 친절했다. 타고 내릴 때마다 인사를 해주는 일에서부터 잔돈은 어김없이 정확하게 내주었다. 백화점에서도 친절이 넘치고 있었다. 무엇을 어디에서 살지 몰라 묻기라도 하면 우리를 직접 그곳으로 데리고 가서 담당자에게 안내해 주었다. 전화서비스도 참 많이 발전하였다. 최접점에서 만나는 직원들의 서비스정신은 프로급이었다.
지인은 이렇게 말해주었다. 이제 우리네 생활도 양보다는 삶의 질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분위기가 가고 있다고. 이전의 바둥바둥 하던 것과는 달리 조금은 여유를 부리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들이 지배적이라는 설명이었다. 물론 그것은 꼭 잘 사는 사람들만의 생각은 아니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또 한 가지는 사회 이곳저곳에서 보이는 기부의 바람이었다.
돌아오는 길 내내 내가 가진 것들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다. 이번 서울 방문은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 있는 미래를 보는 것 같아 가슴이 끓어올랐다. 우리의 저력을 확인하는 희망을 건네받은 나들이였다.
임혜숙/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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