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양측 대화중재 국제위 만들자”
국제형사재판소, 반 인류범죄 수사 착수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 전투기가 3일 반정부 시위대가 장악한 동부의 석유시설 도시 브레가를 폭격했다고 AP와 AFP 통신 등이 전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날 카다피 정권의 핵심 인사들을 대상으로 반 인류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카다피 측과 반정부 시위대 간의 대화를 중재할 국제위원회의 구성을 제안하는 등 리비아 사태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3일 리비아 사태에 대해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을 미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 우리가 취해온 비군사적인 조치 이외에도 모든 종류의 옵션을 보고하도록 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옵션에 ‘비행금지구역’ 설정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것은 우리가 검토하고 있는 옵션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당장 시급한 우선순위는 리비아의 정정불안을 피해 탈출하는 수천명의 리비아인들에게 인도적인 지원을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비아와 맞닿은 지중해 연안 그리스의 미 해군기지에 미 해병 400명이 투입됐다고 AP 통신이 3일 밝혔다.
AP 통신은 그리스 크레테 섬의 수다 만에 있는 미 해군기지 대변인의 말을 인용,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캠프 레준’(Camp Lejeune) 주둔 해병 특수부대(MEU) 소속 해병 400여 명이 전날 수다 미 해군기지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42대의 헬리콥터를 적재하고 800명의 해병을 태울 수 있는 `키어사지’ 호는 상륙작전과 인도주의적 지원작전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그리스 국방부 관리는 미 해군으로부터 수다 미 해군기지를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겠다는 명확한”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고 그리스 현지 TV방송 `네아 TV’가 보도했다.
◇카다피, 동부 석유도시 공습 = 카다피 친위부대의 전투기는 이날 오전 동부 지역의 브레가에 있는 정유시설 인근에 폭탄 2발을 투하했다.
이 지역에서 병원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목격자 파타 알-모그라비는 “전투기가 석유회사와 거주지역 사이에 폭탄을 떨어뜨렸다”며 “내가 아는 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전투기가 공습한 목표물이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브레가의 대형 석유단지에 있는 활주로가 표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수도 트리폴리에서 740㎞ 떨어진 이 도시의 외곽에서는 전날 카다피 세력과 반정부 시위대 간의 교전이 벌어져 12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 알-모그라비는 “사망자 12명 중 9명은 시위대 소속이고 나머지 3명은 카다피의 용병”이라며 “이들 3명 중 1명은 니제르인이고, 신분증이 없는 다른 2명은 검은 피부의 아프리카인”이라고 주장했다.
300명 규모의 이들 용병은 전날 오전 브레가의 항구와 활주로, 석유시설을 일시 점령했으나 자동화기로 무장하고 격렬하게 반격에 나선 시위대 병력에 밀려 6시간 만에 퇴각했다.
◇ICC, 수사 착수 =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찰부는 3일 반 인류범죄 혐의로 카다피와 그의 아들, 정권 핵심인사에 대한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루이스 모레노-오캄포 ICC 수석검사는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5일 벵가지에서 시작된 리비아 유혈사태와 관련해 오늘 공식으로 반 인류범죄 수사에 착수했다”며 “카다피와 그의 아들 일부, 정권 핵심인사 등이 수사대상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차베스, 중재위 제안 =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일 국제적 중재위원회를 구성해 카다피 측과 반정부 시위대 간의 대화를 주선해 리비아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토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반정부 세력의 `국가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카다피와의 협상을 거부하고 있어 차베스의 중재안이 시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네덜란드 군인 3명 억류 =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에서는 자국민 구출작전에 나섰던 네덜란드 군은 작전에 실패했으며 오히려 해병대원 3명이 카다피를 지지하는 민병대원에게 붙잡혀 억류돼 있는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이들 해병대원은 지난달 27일 시르테에 고립된 자국민 1명과 다른 유럽인 1명을 구출하려고 프리깃함 ‘트롬프’에서 헬기를 타고 출동했으나 친카다피 민병대의 공격을 받았고 구출 대상자였던 민간인 2명과 함께 붙잡혔다.
친카다피 민병대는 민간인 2명을 리비아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에 인도했으나 해병대원 3명은 계속 억류하고 있다.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들이 3일 아즈다비야에서 전날 친정부 병력과의 교전으로 숨진 시위대원들의 장례식에 참석에 공중을 향해 총을 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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