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호의 2009년 사진작품 ‘나무 #3’.
앤셀 애덤스 등 대가와 나란히
“여러 장르의 경계 탐구” 찬사
게티 뮤지엄(The Getty Center)에서 지난달 8일부터 오는 7월3일까지 열리고 있는 ‘나무’ 주제의 사진 소장작품전(In Focus: The Tree)에 한국의 사진작가 이명호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명호는 최근 세계적으로 유명한 컬렉션인 파리 에르메스 재단과 노르웨이의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스타토일 아트 컬렉션에서도 작품이 소장돼 주목을 끈 작가로, 이에 앞서 미국 투자자문회사 피델리티 컬렉션과 자동차 보험회사 프로그레시브 컬렉션에서도 이명호 작품을 구입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게티의 이번 사진 소장품전에는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앤셀 애덤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워커 에반스, 윌리엄 이글스톤, 다이앤 아버스, 으젠느 앗제, 폴 스트랜드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나무에 관한 작품 40여점이 소개되는 가운데 이명호의 작품은 ‘나무’ 연작 3번과 11번이 걸려 있다.
이명호(36)는 서울대 수학과에 다니다가 사진으로 전공을 바꾼 후 철학적이고 개성적인 작업으로 세계 사진예술계의 기대를 한 몸에 모으고 있는 젊은 작가로, 사진작가들에게 꿈의 전시관으로 통하는 뉴욕의 요시 밀로(Yossi Milo) 갤러리의 전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나무 연작은 자연 속에 서있는 한 그루의 나무 뒤에 거대한 흰색 천을 설치한 뒤 촬영한 사진이다. 커다란 캔버스는 나무를 감싼 액자가 되어 마치 자연 속에 큰 그림이 세워져 있는 듯 착시를 일으킨다. 비평가들은 이 작품이 회화와 사진, 설치와 행위가 포함된, 여러 장르와 사진의 경계를 탐구한 예술이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대신 캔버스 자체를 자연에 대입시켰다. 별스러울 것 없는 평범한 나무를 택하지만 대형 크레인까지 동원해 캔버스를 배경으로 세우면 나무는 특별해지고 돋보인다. 본질은 그 이면이지 피사체가 아니므로 나무뿐 아니라 못 생긴 돌이나 평범한 이웃, 수백 마리 중 하나인 개미여도 괜찮다“고 말한 바 있다.
이명호는 2008년 이후 고비사막 한 가운데서 엄청나게 긴 흰 광목을 펼치고 수백명에게 치켜들게 한 다음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촬영한 ‘바다’ 시리즈로 또 다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게티 센터의 입장료는 무료이나 주차비가 15달러이다. 월요일 휴관.
1200 Getty Center Dr. LA, CA 90049, (310)440-7300
<정숙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