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인 목사의 코란(이슬람 경전) 소각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하면서 사흘째인 3일 칸다하르에서도 최소 1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고 아프간 당국이 밝혔다.
아프간 당국은 이날 시위가 남부 도시 칸다하르와 동부의 잘랄라바드 등 3개 지역에서 계속됐다고 전했다.
아프간 내무부의 제마라이 바샤리 대변인에 따르면 잘랄라바드에서는 학생 수백명이 카불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막고 3시간 가량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상징하는 인형에 대한 화형식을 가진 뒤 해산했다.
이날 탈레반은 각 언론사에 보낸 이메일 성명서에서 미국과 서방 각국이 코란 소각 행위를 표현의 자유로 이해하고 방관했다면서 아프간인들은 이런 "반이슬람적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일 북부 마자리샤리프에서는 코란 소각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유엔사무소를 공격해 유엔 직원 등 12명이 숨졌다.
또 다음날인 2일에는 수도 카불 외곽의 나토군 기지 인근에서는 자살폭탄 테러로 9명이 숨지는 등 사흘째 이어진 코란 소각 항의시위로 지금까지 20여 명이 숨지고 8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유엔사무소 공격과 관련, 아프간 유엔 대표부의 스타판 데 미스투라 대표는 이번 시위에 최대 10여 명의 무장반군이 개입해 유혈사태를 조장했으며, 이 반군이 유엔 직원 사망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사망자들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 미국과 유엔이 이번 사건의 불씨를 제공한 미국 플로리다주(州) 게인스빌의 테리 존스 목사를 재판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존스 목사는 2일 자신의 행위에 대한 뉘우침 없이 앞으로도 반(反)이슬람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스 목사는 로이터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적은 이슬람의 급진주의 성향을 인식시키려는 것"이라며 예정대로 오는 22일 미시간주 디어본에 위치한 미국 최대 이슬람 사원 앞에서 시위를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 "코란을 포함해 어떤 경전이라도 모독하는 것은 극단적 불관용과 편견에서 비롯된 소행"이라며 "하지만 그렇다고 무고한 사람들을 공격하고 죽이는 것도 언어도단"이라고 사실상 양비론을 폈다.
상당수 미국 내 기독교 및 이슬람 지도자들도 존스 목사의 코란 소각행위를 비판했으며,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정부 관리들은 미 당국에 그의 체포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존스 목사가 이슬람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코란을 훼손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미국법 내에서 허용되고 있다.
mong0716@yna.co.kr
(카불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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