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을 불과 1년 7개월여 앞두고 있는 미국 정가가 의외로 조용하다.
4년전 이맘 때 3명의 공화당 주자들이 거둬들인 후원금 총액이 약 5천만달러에 달했고, 또 3명의 민주당 경선 후보들이 수개월 전부터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밑바닥 선거운동에 착수했던 것과는 양상이 판이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2011년 2.4분기가 시작되면서 현직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선언했지만 이에 맞설 공화당 도전자들의 움직임은 의외로 잠잠하다"며 "일찍 출마를 선언하고 남보다 빨리 선거운동에 돌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기존의 속설이 깨지고 있다"고 전했다.
선거전 착수가 더딘 이유에 대해 WSJ는 우선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해야 하는 공화당 후보들의 눈치보기를 꼽았다.
아무리 공격받기 쉬운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현직’의 힘은 강력하고, 경제.국제 정세 등 수많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어 섣불리 앞서 나가는 것을 꺼린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형성된 워싱턴 정가의 독특한 분위기도 대선전 스타트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상원에서도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저지할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한 후 오바마 정부와의 예산전쟁에 돌입하면서 존 베이너 하원의장, 에릭 캔터 원내대표 등에게 힘이 쏠리게 돼 대선 주자들의 공간이 그만큼 줄어 들었다는 것이다.
일부 선거 전문가들은 지난 2008년 대선전에서 조기 출마 선언자들이 오히려 불이익을 본 전례도 이번 대선 잠룡들의 빠른 스타트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당시 가장 빨리 움직였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진영이나, 공화당의 존 매케인 모두 조기 선거 운동의 이익을 그다지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공화당 아이오와 경선에서는 오래전부터 선거전에 착수했던 후보들 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출발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승리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와함께, 잠룡으로 꼽히는 헤일리 바버 미시시피 주지사, 미치 대니얼스 인디애나 주지사 등 현직 주지사들은 주의회와 힘겨운 예산논쟁을 벌이느라 대선에 눈을 돌릴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WSJ는 뒤늦은 대선전 개막의 가장 큰 이유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발달을 꼽았다.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인 지지자 결집의 통로가 되고 있는 커뮤니티형 웹사이트의 발달로 대중 노출이나 독자적 주장 표출이 얼마든지 가능할 뿐 아니라, 매일밤 후원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전통적 후원금 모금 방식 대신 인터넷을 통해 더 효과적으로 정치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되면서 조기 출마 선언의 필요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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