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LA에서 조금 떨어진 농촌 마을에서 사는 70대이다. 겨울바람이 수그러들고 봉곳이 솟아오른 꽃망울이 너무나 앙증맞은 요즘 나는 가끔 LA 한인 타운을 찾아 시장도 보고 맛있는 음식을 사먹기도 한다.
특히 피부색이 같은 한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이 나를 설레게 한다. 마치 할머니 손에 매달려 시장거리에 나온 어린아이처럼 호기심 어린 눈을 굴리며 이곳저곳 기웃거리고 한인들을 바라보는 것은 나의 커다란 즐거움이다.
이들에게 말이라도 걸어보고 싶지만 그 표정들은 너무 굳어있고 무표정해 선뜻 손을 내밀기가 어렵다. 어렵던 역사의 흔적인지, 아니면 힘들고 고단한 이민생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아쉬움을 느낀다.
눈길이 마주치면 먼저 미소 지으며 인사부터 하는 내가 사는 곳 사람들의 태도는 나를 항상 즐겁게 해 준다. 이들의 표정은 여유롭고 평안해 보인다. 힘들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세상일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의 어려움을 속으로 감추고 이웃을 향해 여유로운 미소를 보낼 수 있을 때 한걸음 더 문화민족으로 커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따스한 마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안형순/ 베이커스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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