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에서 목회하던 때 우리 교회에 연로하신 R이라는 여집사님이 계셨다.
한국에서 남편이 결핵병을 앓다 세상을 떠나자 두 아이의 어머니였던 그는 앞이 캄캄했다. 더구나 두 아이의 장래 교육이 걱정이었다. 그래서 4,50년 전 이야기 이니까 그 때만해도 동경의 대상이요 1등 국가인 미국으로 가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그 이유 중에 중요한 하나는 남편의 결핵병이 혹시 아이들에게 전염될까 염려스러웠다. 사실 당시 한국은 전쟁의 후유증으로 인해서인지 결핵 환자가 많았고 의료 시설이 열악하여 의학이 발달된 미국으로 가서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고 좋은 환경에서 교육도 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미국에 올 길이 막연했던 그는 국제 결혼을 하는 길이 최선이라 생각되어 백방으로 노력하여 유네스코 한국지부에 취직하여 근무하면서 남편감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그분 말대로 ‘하나님이 도와 주셔서’ 원하고 바라던 대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그러나 미국에 들어와서의 생활은 쉽고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두 아이를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그야말로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고 해냈으며 견디어 냈다. 어머니에게 자식은 그분 인생의 전부이다. 인생의 목적도 사는 의미도 오직 자식뿐이다. 어머니는 그런 분이다. 어머니는 자식을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보석으로 여기신다.
5월이 왔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그리고 8일은 어머니 날이다. 우리 이날을 맞이하여 바다보다 깊고 하늘보다 넓은 어머니 그 사랑에 흠뻑 빠져보자. 올해 서른이 넘은 한 남자는 어머니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을 글썽거린다. 그래서 한 스포츠 전문지는 ‘그를 울리려면 어머니 이야기만 꺼내면 된다’라고 썼을 정도다.
그는 다름이 아니라 슈퍼볼 MVP 스타 하인스 워드다. 워드는 주한 미군이던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고 곧 미국으로 건너 왔으나 부모는 이혼을 하고 어머니는 영어를 못하니 직업이 일정치 않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양육권을 빼앗겼다.
그러나 아이를 두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어머니는 힘겹고 외롭게 살고 있었는데 친 어머니의 사랑이 그리워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 집을 도망나온 워드를 맞아 조지아대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정성으로 키웠다.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어머니가 홀로 아이를 키우며 미국에서 살아가기는 정말 힘겨웠다. 접시 닦이, 호텔 청소부, 식료품 가게 점원 등으로 하루에 두세 가지 일을 하면서 잠도 자지 못하면서도 아들을 위한 일이라면 무슨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흑인 친구들에게 한국계라고 놀림을 받는 게 싫었던 워드는 어느 날 뼈가 부서지도록 일하면서 자신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 항상 깨끗한 옷만 입히고 운동할 수 있게 해주는 한국 어머니가 자랑스러워졌다.
어느 날 어머니의 발바닥을 보니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고 도처에는 상처가 나고 아들의 손이 발바닥에 닿았는지 조차도 모르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다. 그러자 하인스 워드는 한국 어머니의 한없는 그 희생에 녹아져 ‘그래 나는 한국인이다’라는 마음을 먹고 오른쪽 팔에 한글로 ‘하인스 워드’라는 문신을 새기었다.
그는 슈퍼볼 MVP 시상식에서 ‘모든 게 어머니 덕분이다. 어머니에게 겸손, 신뢰, 정직의 가치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을 배웠다’라고 했다. 오늘이 있기까지 가장 많은 걱정과 근심 속에서 땀과 눈물을 흘려주신 분이 어머니이다. 그래서 하인스 워드는 어머니 이야기만 하면 오늘도 눈물을 글썽거리나 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