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에 지중해 연안에서 시작하여 지중해권을 중심으로 세계로 퍼져나간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한마디로 잉여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만물의 상품화’라고 말할 수 있다(최바울 저 ‘세계 영적도해’에서). 최대한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종종 편법을 쓰거나 약자를 울리는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러한 일은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경제발전과 사회 안정을 구실로 개인의 인권을 짓밟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근본적으로 욕심으로 가득한 인간의 죄성으로 인한 만행은 사회의 제도적 규제 장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지난해 본보 국내판에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곶감 빼먹듯 가로채어 3년간 4조 이상의 피해를 입힌 기막힌 기사가 보도되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독점 공급의 계약을 맺고 대기업 제품 생산을 위해 그 기술을 넘겨주었다. 심지어는 중소기업이 새 제품을 외국에 진출하기 위해 대기업체에 도움을 청했는데, 그 진출을 도우며 빼낸 기술로 같은 업종의 회사를 차리는 등, 재력 부족으로 법정 대응을 버티기 힘든 것을 악용해 중소기업의 피눈물을 짜는 사례 등이 보고되었다.
이 기사를 읽으며 생각난 것은 일전에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관광 시 들렸던 유타주에 있는 빙햄 케년 구리광산이다. 이 광산은 만리장성과 더불어 인간이 만든 조형물 중 유일하게 인공위성에서 사진으로 포착할 수 있는 광대한 규모이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구리를 많이 생산하는 이 광산은 땅굴이 아니라, 위로부터 파내려가는(open-pit) 광산으로 유명하다. 그 구멍의 폭이 2.5마일, 깊이가 0.75마일 이상이며, 매일 약 45만 톤의 물질을 광석채취를 위해 파낸다 한다. 일 년에 약 30만 톤의 구리, 40만 온스의 금, 4백만 온스의 은 등 많은 광물을 생산하는 대규모 기업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처럼 어마어마한 광산의 규모가 아니라, 이들의 감동적인 기업윤리이다. 그 많은 물질을 퍼내 광석을 채취한 후 남은 물질을 함부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보호를 위해 다른 곳에 쌓아 인공 산을 만들며, 먼지가 나지 않도록 스프링클러로 물을 뿜어 지역 주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한다. 황산 등 제련과정의 부산물로 물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검증을 거치는 철저한 전기분해로 제거하는 것은 물론, 그 지역의 발전을 위해 교육 분야 등 많은 곳에 매 해 수백만 달러를 기부한다 들었다.
그러나 필자의 가슴에 아직도 진하게 남아 있는 감동은 이 광산 회사의 규모나 능력으로 볼 때 얼마든지 구리가 사용되는 중간 제품, 완제품을 만들어 판매하여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도 있는데, 중간 제품과 완제품 회사를 살리기 위해 그곳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는다는 기업 윤리이다. 앞서 소개한 한국 대기업의 횡포와는 그 차이가 낮과 밤처럼 극명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지혜와 의지로 끊임없이 노력해서 축적한 재물은 당연히 모두 자기 몫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 이윤추구에 필요한 지혜, 건강, 그리고 다른 여건들을 자기에게 주어진 선물로 여기는 겸비함이 있다면 이윤 창출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을 울리기까지 하여 자기 배만 채우는 일을 저지르지 못할 것이다. 그 이윤의 일부를 당연히 다른 사람과 나누고,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 것이다.
특별히 생명을 비롯해서, 모든 것이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인정하고, 아무 것도 자기 것이라 주장하지 않는 기독교인들은 더욱 그래야만 할 것이다. 진정 적신으로 태어나 적신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인생을 가끔은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진실로 각 사람은 그림자같이 다니고 헛된 일에 분요하며 재물을 쌓으나 누가 취할는지 알지 못하느니라(시편 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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