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 년, 워싱턴지역 및 미 전국 한글교육 협의체인 WAKS 및 NAKS의 이사장이라는 직함을 포함하여 10여 년간 한글교육의 현장 주변을 맴돌며 보고 느낀 실상과 희망, 문제점과 대책 등을 동포 여러분께 보고해 드리고자 한다.
한글교육은 대단히 유용한 실용교육이다.
한국말을 쓰게 되면 가정 안에서 대화와 소통이 원활해지고 가족 간의 일체감과 문화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뿌리의식이 발달하여 자기 자신을 확실하게 파악하는 정체성을 확보하여 확고한 정신적 안정의 기반을 확보하고 향후 흔들림 없이 높고 크게 자랄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게 된다.
이민 2세대 학생들이 이민 1.5세대 학생들보다 오히려 학업성취도가 뒤진다는 보도는 바로 이 뿌리의식과 정체성 확보의 중요성을 실증하는 사례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뿌리 및 정체성 교육을 마치 ‘너희는 한국으로부터 연유했으니 미국을 등지고 한국 편을 들어라’고 국가 귀속주의 내지 국수주의를 부추기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는 분들을 볼 수 있는데 정체성 교육이란 자기의 근본을 포함하여 현재의 자기 자신을 바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도와주는 인식교육이지 국적주의가 아니다.
또한 한국계 학생이 한글을 제2 외국어로 택하면 SAT 점수를 보다 높게 받아 대학 진학에 유리해지며 졸업 후 취업에서는 보다 넓은 취업기회와 보다 높은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한다.
미국의 대한 무역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아이러니컬하게도 북한의 김정일이 말썽을 부릴수록 미국 안보분야에서 유창한 한국어 요원을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된다.
하버드 교육대학원 김명화 교수는 한글 및 뿌리교육은 다문화 배경과 유창한 이중 언어로 글로벌 시대에 가장 적응력이 높은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는 길이라고 명쾌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므로 한글교육은 미국이 필요로 하는 한국어 요원을 공급하는 현지 기여교육인 것이다.
다음으로, 재미 한글교육은 한국인의 명석한 두뇌와 드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뿌리의식이 확실한 우수한 우리 학생들을 주류 사회의 리더로 많이 진출시킴으로써 미국 내에서의 동포들의 위상과 역량을 강화하는 자강운동이 되기도 한다.
한국계 성 김이 주한 미국대사가 된다던가 미국 3군 사관학교에 한국계 재학생이 150여 명에 이르며 각지 각 분야에서 한국계 지도자의 주류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는 것은 바로 그 길로 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명확히 지적해 둘 것은 혈통만 한국계라고 위와 같은 바람직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연전에 애석하게 작고하신 전 메릴랜드대 국제법 김필규 교수께서는 독도특위 활동 중 BGN 지명 논란이 있을 때 직접 BGN 오피스에 찾아가 봤더니 놀랍게도 한국계 직원이 상당수 있었으나 독도 논란에 전혀 무관심이어서 크게 실망하셨다고 한탄하신 바 있다.
그래서 자기와 한국과의 연관성을 깊이 인식시키는 한글교육 과정이 절실하게 필요해 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 . 소 . 일 3대 강국 사이에 끼어 고전하는 한국 외교력의 결정적 보강의 열쇠가 재미동포교육, 바로 재미한글교육의 못자리에 들어 있다고 확신한다.
뿌리의식이 확실한 우리의 후세들이 자라 이스라엘과 같이 미국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미국의 힘을 친한적인 외교력으로 활용할 때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외세의 침략과 유린으로 피맺힌 수천 년 한국 역사의 한을 풀어내는 비원의 과제이며 오직 재미동포들만이 이룩할 수 있는 한국 외교력 강화의 절호의 기회이자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 되는 민족적 소명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와 같이 재미한글교육은 다양한 유용성과 바람직한 파급효과까지 골고루 갖춘 아주 보배로운 놓칠 수 없는 실용교육인 것이다.
이내원
전 재미한국학교 전국 및 워싱턴
협의회이사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