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돌볼라 직장에 다닐라 이민 초기의 삶은 너무나 힘겨웠다. 아이들이 한창 어릴 적이다. 얼른 자라서 제 갈 길을 모두 갔으면 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생각하니 그 때 그 시절이 좋았다. 젊음도 있었고 나를 필요로 하는 가족들이 모두 내 곁에 있었으니까. 이젠 자식들이 모두 떠난 빈 둥지에 덩그러니 노년의 부부만 남아있으니 지나쳐 간 그 세월에 그리움이 있다.
그러나 고생한 세월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음에 감사하며 한번 흘러가면 다시 오지 않을 덧없는 세월에 마음까지는 따라가지 말아야겠다. 나이는 시간의 매듭일 뿐, 생각이 어리면 늙지 않을 것이며 열정을 가지고 풍요롭게는 못산다고 하더라도 자유와 평화 속에서 안식을 누리며 몸과 마음이 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야 함을 느껴본다.
탈무드격언에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세 가지가 있는데 명곡(名曲), 조용한 풍경, 깨끗한 향기라고 했다. 때로 허전한 마음 속에 고독이 마냥 눌러앉을 때, 병풍처럼 싱그러운 녹색으로 펼쳐진 뒤뜰 덱에 나가 앉아 향 좋은 커피를 마시며 때로는 성가를 때로는 가요로 때로는 팝송을 소리 내어 부르곤 한다.
‘행복해서 노래하는 게 아니고 노래하니까 행복해진다’라는 말이 있듯이 신나게 사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고 했다. 인생에 있어서 노래가 없다면 우린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었을까. 힘이 되어주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음악이요, 노래는 뭔지 모르게 큰 마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젊음을 주고 기쁨, 희망, 사랑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노래를 부를 때면 행복함속에서 인생이 즐겁다.
또한 노래는 우리의 인생과 같이 살아왔다. 슬플 때도 흥겨울 때도 어김없이 노래는 우리와 함께 살아왔고 고된 삶에는 힘이 되었고 잔치할 때는 더욱 더 흥을 돋구어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대 음악 교육 연구소의 한스 퀸터 바스티안 교수팀은 노래 부르기는 면역체계만 강화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부른 사람의 기분도 상당히 개선시켜 주는 것으로 추론했다.
1956년 그러니까 내가 중 2때였으리라. 작가 조남사 작품 ‘청실홍실’이란 라디오 연속극이 전국을 휩쓸던 때가 있었다. 6.25사변의 후유증으로 인한 인생유전이 기둥 줄거리로 기억된다. 열심히 청취했던 조그마한 라디오 속에 사람이 있나 그랬던 그 시절. 참으로 신기해하며 집안의 보물로 귀하게 여겼던 라디오였으니까.
배고프던 시절,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노래 속에 우리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고 우리의 삶에 색이 충분히 그려져 있다. 지금도 심심치 않게 부르고 들을 수 있는 청실홍실 연속극 주제가를 오랜만에 정확한 가사에다 멜로디를 싣고 추억 속으로 가본다.
“청실홍실 엮어서 정성을 들여, 청실홍실 엮어서 무늬도 곱게, 티 없는 마음속에 나만이 아는, 음 ? 음 ? 수를 놓았소, 인생살이 끝없는 나그네 길에, 인생살이 끝없는 회오리 바람, 불어도 순정만은 목숨을 바쳐, 음 ? 음 ? 간직했다오, 청실홍실 수놓고 샛별 우러러, 청실홍실 수놓고 두 손을 모아, 다시는 울지 말자 굳세게 살자 음 ? 음 ?맹세 한다오”
이런 추억은 그 시절 그 때를 겪지 않은 젊은 층들이 어찌 알까.
우리의 삶을 기쁨의 삶으로 이어줄 음악은 없어서는 안 될 우리 일상의 아름다운 휴식이다. 힘이 되어주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음악이 있기에 노래는 건강의 상징임이 분명하다. 노래를 부르면서 우리들의 마음을 상쾌하게 건강하게 만들어보는 훈련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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