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닉스 이충렬씨 저 ‘…한국 근대의 풍경’
이탈리아 잡지에 실린 1900년 11월7일자 삽화. 이토 히로부미가 부축을 받으며 쓰러지고 있고, 오른쪽 뒤쪽에 노란 옷을 입은 안중근 의사가 제압당하고 있다.
■ 화제의 책
이토 히로부미 저격 삽화 등 1898년~1958년 86점 수록
애리조나 피닉스에 거주하는 재미작가 이충렬씨가 미술을 통해 한국 근대사를 재조명하는 책 ‘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김영사·사진)을 출간했다.
10년 전부터 국내외 작가들의 한국 근대 관련 그림과 자료들을 수집해 온 저자는 이 책에서 1898~1958년 에 그려진 그림 86점을 통해 한국 근대를 입체적으로 읽어내고 있다. 86점의 그림 가운데에는 처음 공개됐거나, 우리 역사의 숨겨진 이면을 증언하는 의미 있는 그림들도 포함돼 있다.
특히 1909년 11월7일자 이탈리아 잡지 ‘라 트리부나 일루스트라타’에 실린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장면 삽화는 당시 일본 신문에 실린 흑백도판을 제외하고는 저격 장면을 전하는 유일한 그림으로 이충렬씨가 발굴, 이 책을 통해 공개한 것이다.
휴전 협의차 한국을 방문한 아이젠하워와 이승만 대통령의 수도사단 회의 모습(조덕환), 평양을 방문한 천재작가 홍명희가 김일성과 나란히 앉은 모습(러시아 동포 3세 화가 변월룡), 고바우 김성환 화백이 한국전 당시 서울에 남아 기록한 그림 등은 우리나라 최초의 전쟁기록화이며 시대를 증언하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또한 지금은 사라져 볼 수 없는 대동강과 한강을 오가는 황포돛배와 내금강의 마하연 풍경(1920년 서울 주재 미국영사의 딸 릴리안 밀러 그린)이 국내 최초로 공개되고, 미국 화가 휴버트 보스의 ‘서울 풍경’(1898),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의 대한제국관 삽화, 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가 그린 우리 근대의 생생한 모습들, 일제강점기 조선에 불었던 모던의 바람과 개화 열풍도 전한다.
풍부하고 정확한 사료를 바탕으로 오랜 고증을 거쳐 책을 펴낸 저자는 서문에서 “그림 속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추적하고 그에 담긴 일화들을 밝히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흥미진진했다”며 “오늘의 현대사를 낳은 결정적 기로의 시기를 빼곡히 채웠던 이야기와 기록들을 촘촘히 추적했다”고 말했다.
이충렬씨는 1976년 미국으로 건너와 94년 ‘실천문학’을 통해 데뷔한 후 단편소설, 르포, 칼럼을 활발히 써왔으며 지난해 ‘간송 전형필’과 ‘그림 애호가로 가는 길’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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