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스트릿과 이웃한 동네는 아름다웠다. 퇴색한 빨간 벽돌건물 사이로 간혹 초록색 담장이가 솟아 어우러진 것이 예뻤다. 좁은 길목에 택시는 날 내려놓고 갔다.
초인종을 누른 후 영화 ‘해리포터’속에 나오는듯한 62개의 휘어진 계단을 올라 4층까지 갔다. 이 동네 건물은 옛날모습 자체를 보존하느라 엘리베이터가 없다고 한다.
출산한 딸과 아이의 병원출입 등등. 그 높은 계단으로 무엇이든 실어 나르던 사위는 발을 접질려 불편해 하고 있었다.
처음 3일은 손자 안아주기 그리고 음식 만들기로 시간을 보냈다.
간혹 빨래도 도와줬는데 아래층까지 같다 오는 일이 여간 힘들고 꼭 벌을 서는 것만 같았다.
나흘째 되던 날 나는 딸과 사위에게 이집은 애기랑 살기에 합당치 않으니 이사를 하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그들도 이사 가려고 본 아파트도 있지만 집구조상 이사하기가 매우 난해하다며 생각중 이라고 했다.
이집은 딸이 출산 전에는 뉴욕에 살아서, 사위가 혼자 살았기에 불편함을 몰랐었나보다.
이왕이면 내가 있을 때 이사하면 좋을 것 같아서 빨리빨리 준비 하자고 했다
애들은 불가능 하다고 했다. 3일후 집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시간이 없었다.
애들이 집구하는 걸 처리하는 사이 난 한인 웹사이트에서 이삿짐센터를 찾은 후 자초지정을 설명해 다음날 오후4시부터 저녁이사를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런데 막상 새로 이사 갈 집의 엘리베이터 사용 시간을 허락 받는데 무슨 수속이 그리 복잡한지, 반나절을 보고 있으려니 답답했다.
오후4시에 시작해 밤11시까지 모든 물건을 빠르고 정확하게 정리해주고 떠나는 한인 이사서비스에 아이들은 너무도 신기해했다
나는 애들에게 대한민국이 이렇게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한인의 “빨리빨리” 문화가 한몫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나는 한인 브로커를 통해 애들이 살던 집을 하루 만에 임대시키는데도 성공했다.
큰소리 쳤었지만 시행착오가 있을까 좀 불안했지만 잘 진행돼서 다행이었다.
애들에게 빨리 빨리가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했다.
집에 돌아와 보니 메시지에 "빨리빨리, 엄마 빨리, 다시와" 그리고 ‘마이맘 이즈 히로인’ 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래, 빨리빨리 다시 갈게. 보스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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