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민주화 바람’으로 촉발된 리비아 사태가 발생한 지 반년만에 카다피 정권이 와해 국면에 접어들었다. 리비아 반군들은 21일 파죽지세로 수도 트리폴리로 입성, 별다른 저항없이 24시간만에 수도 대부분을 장악했다. 뉴욕타임스는 반군의 입성 현장이 마치 “일요일 오후의 한가한 드라이브같다”고 전했다.
세아들 체포·도주, 용병들 이탈
미·유럽‘새정부 수립’지원 착수
◇반군 “카다피 시대는 끝났다” = ‘인어작전’이란 작전명 아래 트리폴리 입성에 성공한 반군은 22일(현지시각) 파죽지세로 카다피 축출을 위한 최후의 공세에 박차를 가했다.
반군은 트리폴리 국제공항을 장악한데 이어 친 카다피 성향의 국영 방송 국영 알-자마히리야 TV도 접수하고 방송 송출을 중단시켰다고 아랍권 위성 보도채널 알-아라비야가 반군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다피가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를 제외하고는 트리폴리 대다수 기관과 시설을 반군이 속속 장악하고 있다. 영국 런던에 주재하는 반군측 외교관은 반군이 트리폴리의 95%를 장악한 상태라며 현재 카다피를 찾기 위해 돌멩이 하나까지 들춰보고 있다고 전했다.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 국가위원회(NTC)의 무스타파 압델 잘릴 위원장은 “카다피 시대는 끝났다”면서도 “카다피를 생포해야만 진정한 승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반군이 트리폴리 대다수 지역을 장악했지만 산발적인 교전은 계속되고 있으며 저격수들의 사격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알-아지지야 요새 주변에서는 카다피 친위대의 탱크가 요새 진입을 시도하는 반군에 포격을 가하며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NTC는 승기를 굳혔다고 보고 위원회 본부를 리비아 제2도시 벵가지에서 수도 트리폴리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카다피 행방을 찾아라 = 카다피는 여전히 결사항전의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그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카다피는 반군이 트리폴리에 진격한 지난 21일 3차례의 녹음 연설을 통해 최후의 순간까지 트리폴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지지자들에게 항전을 촉구했지만 그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해외로 출국하지 못한 채 리비아 내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카다피가 리비아를 떠났다는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카다피 아들들은 대부분 반군에 생포되거나 투항했다.
카다피의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과 3남인 알-사디는 반군에 체포됐고 장남 무하마드는 반군에 투항했다가 도주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이와 함께 최정예 부대 `카미스 여단’을 이끄는 막내 아들 카미스도 정보기관 수장인 압둘라 알-세누시와 함께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막강 화력의 카미스 여단이 전투경험이 부족한 반군의 공세에 밀린 이유는 외국 내 용병들이 전투를 포기했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경제 제재로 재정이 악화된 리비아 당국으로부터 참전 수당을 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전세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용병들이 전장에서 이탈했다는 설명이다.
◇ 국제사회, `포스트 카다피’ 대책 마련 분주 =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는 카다피 정권의 붕괴를 사실상 전제하고 ‘포스트 카다피’ 대책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휴가지 마서스 비니어드섬에서 “카다피의 통치는 끝이 났다”며 “카다피는 더 이상의 유혈사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유럽연합(EU)은 22일 리비아가 새 정부를 구성하는 일을 적극 도울 것이라면서 `카다피 이후 체제’를 지원할 다양한 계획을 마련 중이라면서 리비아 반군에는 카다피 정권 관련자들에게 보복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리비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아프리카연합(AU), 아랍연맹(AL) 등 지역기구 대표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이번주에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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