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까다롭다.
전화를 받을 때부터 뭔가 예사롭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더니 만나고 보니 마른 체격에 대뜸 타이어 스피드 레이트를 묻는 게 아닌가,
“그걸 어떻게 아세요?”내가 되묻는다.
“그냥 묻는 건데 물어 보면 안 되요?”
“보통 승용차는 최하 130마일 이상입니다. 더 빨리 달릴 기회가 있을까요, 사모님?” 보통 남자분들도 잘 알지 못하는 타이어가 견딜 수 있는 최고 스피드 강도를 묻는 것이었다.
이윽고 차에 가서 타이어를 체크 하다 보니 “어머, 19인치타이어네” 캐딜락 XLR -V, 마음속으로 어이쿠 이거 큰일 났구나, 가장 드문 사이즈에 가장 비쌀 수밖에 없는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었던 것이다.
품질이 별다를 게 없는 이 타이어는 수요가 적고, 따라서 제작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타이어 회사에서도 원가를 올릴 수밖에 없어서 비슷한 여느 타이어보다 2배가 비싼 엉뚱한 가격이 형성된 듯하다. 유별난 성격에 유별난 차를 타고 다니는구나.
1980년대 일본이 세계 경제를 휘어잡을 듯한 적이 있었다.
미국을 곧 뛰어 넘을 것으로 호언했던 것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 때를 선도했던 기업들이 소니, 마스시타, 히타치, 샤프, 파나소닉 등 이름만 들어도 한국기업들이 감히 경쟁상대로 떠 올릴 수조차 없었던 그들이었다.
‘워크맨 왕국’ 소니, 엊그제 이사하다가 어느 가방 속에서 손바닥만한 워크맨이 세 개나 나왔다. 배터리 문제로 더 이상 쓸 수가 없게 되어서 버리려고 하다가 문득 처음 워크맨을 샀을 때 이어폰 속에서 흘러나오던 서라운드 뮤직을 떠올려 본다.
그 조그만 곳에서 그런 웅장한 음악이,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가정마다 하나로는 부족했던 그 워크맨, 그게 지금은 기본부품의 호환성이 없어서 쓸모가 없게 된 배경이 소니의 현주소다.
물론 기업의 문제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혁신, 합종연횡을 그들이라고 몰랐을까,
‘남과 달라야’ 살아남던 시절의 차별화의 전략과 내 것, 내 방식만 고집하는 것도 소비자 정보력이 제한적이었을 때의 말이지 글로벌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느냐’보다 ‘어떻게 혼자 고립될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사례이다.
25%의 묻지마 지지층을 믿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90%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한국 정치평론가 고성국, 그의 평론이 어떻게 고립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아예 관심 밖이다.
하물며, 정당 지지도에서 5%대를 넘지 못하고 있는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얼마 전 통합을 위한 대의원 대회에서 통합 승인안이 부결된 결과를 보고나서 각 나름의 사정이 있다지만 궁극적으로 누구를 위한, 무엇을 하기 위한 정당인지 깊은 회의와 함께 일반 국민들에게는 조소거리마저 되지 못함을 정녕 모르고 멀리 떨어진 섬에 홀로 남아 독야청청 한다 한들 누가 거들떠나 보겠는가.
50%의 지지율을 갖고도 5%의 지지율을 보이는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해 양보하는 안철수 교수에게서 갈라파고스 신드롬으로 시름하는 야권의 자리다툼이 얼마나 초라한지 별반 상관도 없는 필자가 오히려 얼굴이 화끈거린다.
안 교수 돌풍 이후에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답답했던 수많은 국민들이 역동적 에너지를 느끼면서 달라진 하루를 시작한다. 이것은‘역사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한나라당을 응징’해야 한다는 그의 역사인식에서 보듯, 오는 10월 서울시장 선거와 내년 총선, 대선에서 민주와 정의, 상식이 제대로 자리할 크나 큰 발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희망과 미래가 보여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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