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전선에서 순찰 중이던 한 미군 병사가 휴식시간을 이용해 피곤 한 듯 잠시 잠을 자고 있다.
알카에다·비호세력 탈레반 제거 목표 개전
빈 라덴 사살 등 성과불구 어설픈 철군 수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오는 7일로 발발 10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승자도 패자도 불분명한 지루한 아프간 전쟁은 국제사회에서 점점 잊혀지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은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아프간 전쟁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조차 없기 때문이다.
전쟁 목표는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말했듯이 9.11 미 본토 테러의 주역인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과 지도부를 생포해 정의의 심판대에 올리고 알-카에다는 물론 이 조직을 비호해준 아프간의 탈레반 정권마저 제거하는 것이었다.
미국은 개전 초기 탈레반은 정권에서 몰아냈고 개전 10년이 다 된 시점이지만 지난 5월 빈 라덴을 찾아내 사살하는 등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지도부에 약간의 ‘공백’이 생긴 알-카에다와 탈레반은 여전히 무시못할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결국 지난 7월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의 단계적 철수를 시작했다. 2014년 철수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탈레반측 공세가 꺾이지 않아 이 목표를 달성할 지도 미지수다. 종전과 철군이 동시에 이뤄졌으면 좋겠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달여 만에 쫓겨난 탈레반 정권= 미군과 영국군 등 연합군은 아프간 탈레반과 싸워왔던 북부동맹과 손잡고 2001년 10월7일 ‘항구적 자유작전’(Operation Enduring Freedom)을 펼쳤다. 미국 및 영국 특수부대와 북부동맹은 지상에서 미 공군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가며 탈레반을 격파, 불과 한달여 만에 수도 카불을 함락시켰다. 전쟁은 금방 끝날 것만 같았다.
아프간은 국가로서 민주적 구조를 갖추게 됐으며 보건과 경제, 교육, 운수, 농업 등의 부문에서 일부 진전도 보게 됐다. 나토는 아프간 군경을 훈련하기 시작했고 탈레반 정권의 압제를 피해 해외로 빠져나갔던 500만명의 국민이 새로운 기술과 자본을 갖고 귀국해 국가 재건에 나서기도 했다.
◇정권붕괴 2년 만에 활동 시작한 탈레반= 그러나 하카니 조직과 헤즈비-이-이슬라미와 연계된 아프간 탈레반은 2003년 들어 아프간 정부와 연합군(ISAF)에 맞서 활동을 개시했다. 탈레반은 파키스탄 퀘타지역이나 인근에 둔 것으로 추정되는 본부에서 그동안 반격준비를 해왔던 것이다.
그러다가 2006년에 들어 탈레반은 민간인도 거침없이 살해하는 등 공세를 크게 강화했다. 탈레반의 기세가 꺾이지 않자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2월 초 향후 6개월에 걸쳐 미군 3만명을 아프간에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4년까지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입장도 공개했다. 전쟁을 일으킨 미국 정부의 아프간전에 대한 정책이 바뀐 것이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가 있은지 한 달 뒤 런던에서 70여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아프간 문제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탈레반과 하카니 조직 등 연계조직 지도부와 평화협상을 벌일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탈레반과 그 연계조직은 카르자이의 화해 제스처에 대해 물밑으론 협상에 응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외국군 철수를 내세우며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 빈 라덴 사살 성과… 철군 난제=전쟁을 일으킨 미국은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키고 상당한 시차가 있지만 빈 라덴을 사살했다는 점을 큰 성과로 꼽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를 위해 지속해온 전쟁과정에서 피해도 막심했다.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기치로 시작된 미국의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2001년 10월 시작된 아프간전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이 됐다.
브라운대 왓슨 국제문제연구소의 연구결과 지난 10년간 이라크·아프간전과 대테러 작전에 모두 4조달러의 비용이 지출됐다. 이는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라던 미국을 14조달러가 넘는 빚더미에 앉게 했다.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희생된 미군 및 다른 연합군들의 수도 7,500명에 육박해 가고 있다. 자국 병사가 계속 사상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미국 내 여론은 돌아선지 오래다.
전문가들은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평화협상을 통해 권력을 분점하면서 전쟁이 마무리되길 미국은 바라고 있으나 탈레반의 권력 분점에 대해 남아시아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미국으로선 종전과정도 큰 골칫거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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