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처럼 문자메시지를 해보고 싶었던 할아버지가 스마트폰을 장만하셨다.
침침한 눈으로 애써가며 할머니에게 ‘여보, 사랑해’ 라고 문자를 보내셨다. 사랑한다 했으니 좋아하겠지 기대하며 할아버지는 집에 들어가셨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나 보고 죽으라니, 이 영감태기야” 라며 할머니가 화를 내셨다. 알고 보니 ‘사랑해’를 잘못 눌러 ‘사망해’로 전송한 탓이었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나기 전 완성된 아이폰 4S의 음성인식서비스‘시리(Siri)’ 동영상을 보았다. 누리꾼이 전화기에 대고 이름을 묻자 “나는 시리다. 하지만 당신은 이미 내 이름을 알고 있다”라고 응답했다. 이어서 나이를 물으니“나는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고 했다. 이번에는 누리꾼이“사랑해”하고 속삭이자 그녀는“다른 휴대폰에게는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길 바란다.’며 재치 있게 응수했다.
아이티산업이 어디까지 발달할지 모르겠다. 아이들 귀가시간을 알려달라고 시리에게 명령하면 그녀가 추적하여 확인시켜준다. 문명의 발달이 세상살이를 편하게 만들지는 모르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옛정서와 멋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
서울서 학교 다니느라 외롭던 객지에서 보고픈 부모님께 육필편지로 안부를 묻던 기억이 새롭다. 또한 부모님의 따스한 정이 묻어나는 서신을 손에 쥐고 나면 얼마나 기뻤었던가.
요즘은 초등학생들까지도 학교에서 돌아오면 스마트폰을 손에서 잠시도 떼어놓지 않는다고 한다. 밖에 나가 친구들과 어울려 뛰놀아야 할 발랄한 나이에 집안에 틀어박혀 메시지나 주고받고 게임에 몰두하니 젊은 엄마들이 요즘 걱정이 많다고 하소연한다.
우리 때만해도 숙제를 하다가 난해한 문제에 봉착하면 부모형제를 쫒아 다니며 가르쳐 달라고 졸랐었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은 인터넷으로 검색한다. 그로인해 식구들 간의 만남과 대화의 기회가 박탈되는 듯싶어 문명발달이 이제 그만 멈췄으면 하는 황당한 생각까지 든다.
머지않아 인공지능시대가 열린다고 한다. 그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행여 사람과 사람사이의 훈훈한 정까지 메마르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스마트폰 기능이 한층 다양해진다고 하지만 그래도 시리라는 여인을 믿고 사랑하는 아이들의 안위를 의탁해도 되는지 그 또한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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