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집 동반 출간 최익철ㆍ이진수 함께 만든 전각ㆍ서예 선보이며
▶ 색서폰 공연까지 ‘단짝 우정’ 과시
이진수(왼쪽) 시인과 최익철 시인이 함께 제작한 전각송판 ‘어머님의 송편’을 자랑하고 있다.
두 사람은 동갑내기 친구이고 동료 시인이며 소울메이트다. 65세란 나이는 저만치 밀어내고 청년처럼 젊은 두 사람은 함께 시를 쓰고 서예도 하고 조각을 하고 색서폰을 불더니 시집도 함께 내고 출판기념회도 함께 열었다.
지난 22일 가든스윗 호텔에서 공동 출판기념회를 가진 최익철, 이진수씨.
이 행사는 최익철 세 번째 시집 ‘푸른 점 하나’와 이진수 첫 시집 ‘어머님의 송편’의 출판기념회인 동시에, 두 사람의 전각작품들과 서예 50여점을 선보인 전시회였고, 색서폰을 불어제끼며 연주실력을 뽐낸 신나는 음악회이기도 했다.
서로 팔방미인이던 이진수, 최익철씨가 만나 친구가 된 것은 약 4년전. ‘죽이 맞는’ 동갑임을 발견한 두 사람은 자주 어울리면서 서로의 취미를 더하고 곱해 시너지효과를 내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특이한 작품을 창조하는 작가의 경지에 오르게 됐다. 한 예로 ‘어머님의 송편’ 전각송판은 두 사람이 아이디어를 모아 함께 자르고 밀고 파고 두들겨서 만든 합작품이다.
단단한 송판에 못 8,400개를 박아 ‘글’자를 조각하고, 이진수 시인의 시를 새긴 다음 시인의 94세 노모가 나무톱밥으로 빚은 송편을 붙임으로써 특별한 의미와 열정과 추억을 담았다. 그뿐 아니라 중국어 원문의 주기도문이라든가 어릴 때 듣던 자장가 등 재미있는 소재의 전각과 서예작품을 계속 만들고 있는 두 시인은 “취미로 시작했지만 특이한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창작의 기쁨이 너무나 크다”고 자랑한다.
“세상에는 시인도 많고 서예가도 많지 않습니까? 다들 똑같은 것만 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해보자는 것이죠. 남들 하는 대로가 아니라 생각을 바꾸고 변형시키면서 새로운 창작물로 만드는 일에 우리가 앞장선다는 보람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시집이 대단히 훌륭하다는 것이다.
이것저것 재주 많은 사람들이 한가지를 진중하게 하지 못한다는 통념과는 달리, 두 시집은 꾸밈없고 정직하고 순수하게 삶과 세상을 노래하고 있다. 각자 내용과 스타일은 다르지만 시 한편 한편에 이들이 살아온 인생이 고향과 추억을 담아 주마등처럼 읽는 이의 감성을 건드리며 지나간다.
이야기가 있는 시, 영화처럼 이미지와 장면이 떠올라 미소짓게 만드는 시들이다. 4년 준비했다는 이진수 시인의 ‘어머님의 송편’은 지순하고 정감있는 시 35편을 모두 영역해 함께 실었다. 30년 넘게 리커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비즈니스 하면서 취미생활 하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여유 있게 즐길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농촌과 농기구에 관한 시를 계속 발표해 주목받아온 최익철 시인의 ‘푸른 점 하나’는 잊혀진 농촌문화 기억하게 하는 이야기책이다. 부지깽이, 쇠스랑, 삼태기 등 100여편의 시 속에 50년전 한국의 논두렁 밭두렁 이야기가 정겹게 담겨있다. “농부의 자식으로서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이라고 했다.
두 시인은 LA한인타운의 자택에 텃밭을 일구고 30가지나 되는 채소를 재배해 가족은 물론 이웃 친지들까지 먹이는 일도 똑같이 하고 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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