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엔 연주로 승부할까
▶ LA필과 내달 디즈니홀서 협연 관심
지난 8월 할리웃보울 무대에 등장한 중국계 피아니스트 유자 왕.
유자 왕(Yuja Wang)은 요즘 LA에서 가장 ‘핫’한 피아니스트다. 지난 8월 그녀가 할리웃보울 공연에서 너무나 눈에 띄는 패션으로 무대를 걸어나온 이후 음악계는 솔로연주자의 적절한 복장에 관하여 열띤 논쟁을 벌였었다.
몸에 착 달라붙는 초미니 진홍색 드레스에 ‘킬 힐’을 신고 나온 유자 왕은 24세의 젊고 스타일리시 한 아가씨로서는 너무나 예뻤다. 그러나 전통과 보수의 집단인 클래식 팬들은 눈이 왕방울 만해져서 귀로 음악을 듣기보다 시각적 퍼포먼스에 집중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그녀가 이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을 얼마나 잘 연주했는가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리고 이 ‘사건’을 LA타임스의 음악비평가가 호의적이지 않게 보도하면서 클래식 연주자의 드레스코드 논쟁이 불붙었던 것이다.
‘어떤 옷을 입는가는 전적으로 연주자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24세의 인기 연주자로서 자신을 너무나 멋지고 확실하게 표현한 패션이었다’, ‘그렇게 아슬아슬한 옷은 클래식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 ‘연주는 귀로 들어야지, 연주자가 무엇을 입었느냐에 따라 집중할 수 없다면 아예 콘서트에 가지 말아라’, ‘귀로 듣기 전에 눈으로 먼저 보게 되는 걸 어떡하란 말인가’, ‘연주자는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 매너로부터 의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퍼포먼스이므로 청중을 의식해야 한다’
결론은 물론 누구도 내릴 수가 없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유자 왕이 너무나 훌륭한 천재 피아니스트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유자 왕이 오는 11월4~6일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LA필과 또다시 협연한다. 연주곡은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 3번. 그가 이번에는 어떤 패션으로 등장할지, 음악계의 시선이 온통 쏠려있다.
물론 월트 디즈니 홀과 할리웃보울은 공연장 자체가 다르므로 또 다시 도발적인 연주복을 입고 나오진 않겠지만.
이 연주회의 지휘는 LA 오페라의 음악감독이며 지휘자인 제임스 콘론(James Conlon)이 맡는다. ‘작은 거인’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작은 키에 어마어마한 열정으로 몇시간씩 지휘봉을 휘두르는 그는 프로코피에프 피아노협주곡 외에 벤자민 브리튼의 ‘신포니아 다 레퀴엠’과 드보르작의 심포니 7번을 연주한다. ‘신포니아 다 레퀴엠’은 20세기 영국 현대음악의 대부인 브리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콘론이 선택한 곡이다.
연주 일시는 11월4일 오전 11시, 5일 오후 8시, 6일 오후 2시.
티켓 51.25~177달러. (323)850-2000 www.laphil.com
Walt Disney Concert Hall 111 S. Grand Ave. LA, CA 90012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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