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사는 한 친구가 샌프란시스코에 여행을 다녀가면서 내게 한 마디 말을 남기고 떠났다.
내게 남긴 말은< 캘리포니아에 사는 레베카는 항상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라>고 했다. 나는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녀가 떠난 다음날. 새벽을 깨우는 소리가 듣기 싫어 스마트폰 옆에 놓인, 알람 시계를 끄고 보니 그 시계는 < Made in China>였다. 그러면서 또 주위를 둘러보니 모든 것의 생산지가 다른 것이었다. 침대는 미국산이요. 밟고 있는 대돗자리는 일본산이었다.
외출하려고 보라색 정장을 옷장에서 꺼내니 작년 한국 방문 때 산 한국산이고, 정장 옆에 걸려있는 짧은 상의는 옷감은 인도네시아산에 제조는 미국 서부 지역이었다. 게다가 옷걸이는 중국산이었다. 영국산 버버리 가방, 14K 이태리산 악세사리, 불란서 랑콤 화장품 등… 나는 마치 새로운 세상을 발견 한듯이 바삐 바비 브라운 제품으로 눈 화장을 마쳤다. 그리고 얼른 찌그러진 구치 구두를 확인 하고는 다시 집 안을 둘러 보니 모든 물건들이
이었다.
모든 인종들이 모여 산다고 해서< Salad Bow>이라고 미국을 표현했는데, 이제는 사람들 뿐만이 아니고 모든 일상의 물건들조차도 샐러드 보울처럼 뒤섞여 있는 것이었다. 마치 모든 일상의 제품들도 나처럼 제 나라를 떠나 세계 각국으로 이민을 온 것 같이 보였다. 삼성 텔레비젼에서는 영어, 스페니시,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등 세계 각국의 언어로 각 방송에서는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온갖 언어가 비빔밥 재료처럼 섞이어 제맛을 돋구듯 다같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
이런 저런 생각에 갑자기 허기가 차올랐다. 친구에게 한상대회와 말레이시아 무역 대회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는, 회사 근처에 일식집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일식 식당에서 파는 스시는 페루산 생선도 있었고 뜨거운 잎차는 일본산 차,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국산 7up으로 식욕을 달랬다.
오늘 하루를 돌이켜 보니 , 내가 사는 곳은 캘리포니아 산호세 지역이고, 여러나라 언어를 사용했으며, 음식과 일생활의 모든 것들을 세계 각국에서 공급 받으면서, 그 모두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이제야 친구의< 캘리포니아에 사는 레베카는 항상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라>는 말을 이해 할 수 있었다. 세계의 생산 제품들을 공유한채 캘리포니아에서 살아가는 나는, 매일 세계여행을 일상생활 속에서 즐기는 삶이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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