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드 로욜라와 도냐 베아트리즈 공주의 결혼식, 돈 후안 보르하와 로렌자 공주의 결혼식’ 1718년, 페루 쿠즈코 스쿨.
멕시코 미술은 우리에게 가장 가깝고도 가장 먼 예술이다. 미국과 바로 붙어 있는 나라이면서도, LA에서 우리가 가장 자주 보는 타인종이 멕시코 인들인데도, 그들의 미술과 역사 유산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다. 아니 없는 것이 아니라 폄하하고 무시하는 시선을 가졌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히스패닉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정치 경제 문화적 영향력도 커져가는 것이 현실인 것처럼 라크마를 비롯한 주요 미술관들이 근년 들어 새로 기획, 오픈하는 전시의 상당수가 치카노, 멕시칸, 라틴아메리칸 아트에 치중해 있다.
잉카·아즈텍 문명과 유럽문화의 융합으로 형성된
독특한 예술세계 조명 LACMA 등서 기획전 잇달아
1년 전 ‘올멕: 고대 멕시코의 거석’전으로 호평 받았던 LA카운티 미술관(LACMA)은 10월15일부터 70년대 LA의 치카노 벽화전(Mural Remix: Sandra de la Loza)을 열고 있으며, 지난 6일에는 ‘스페인 식민지 세계의 혼합된 시각전’(Congested Visions in the Spanish Colonial World)을 개막했다.
이어 내년 1~5월에 멕시코와 미국의 여성 작가들의 초현실주의 작업을 보여주는 ‘인 원더랜드’(In Wonderland:
The Surrealiset Adventures of Women Artists in Mexico and the US)전을, 4~7월에는 ‘고대 멕시코 케찰코아틀 유산’(Children of the Plumed Serpent: The Legacy of Quetzalcoatl in Ancient Mexico)의 전시를 준비하고 있어 바야흐로 캘리포니아에서 멕시코 미술의 전성시대가 펼쳐진 듯하다.
6일 라크마 레스닉 파빌리온에서 개막된 ‘스페인 식민지 세계의 혼합된 시각전’은 중남미 미술 중에서도 15~19세기 스페인 지배하에 있었던 두 나라, 멕시코와 페루의 예술을 비교적으로 또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기획전이다.
내년 1월29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는 라틴아메리카 미술부의 수석 큐레이터인 일로나 캇추(Ilona Katzew)가 10년 동안 공들여 기획한 전시회로,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진 두 나라의 회화, 조각, 그림문서, 필사본, 제기, 깃털 직조물 등 다양한 미술과 유물 200여점을 보여주고 있다.
특별히 이 전시가 포커스 하는 것은 찬란한 잉카문명을 가졌던 페루와 거대한 아즈텍 문명을 가졌던 멕시코가 스페인의 침략과 지배를 받은 이후 원주민 문화와 유럽문화가 섞이고 용해되면서 형성된 독특한 예술세계다.
당시 지금보다 사이즈가 훨씬 컸던 멕시코와 페루는 각각 1521년과 1532년 스페인에 의해 정복당한 후 1821년 독립할 때까지 300년간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인구의 60~80%가 백인과 원주민의 혼혈로 변했을 만큼 엄청난 정체성의 변화를 겪어야 했다.
이 전시는 6개 주제의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다. 컬럼버스 이전 시대의 아즈텍과 잉카의 조각품들, 히스패닉 이전 시대의 텍스타일과 깃털작업들, 스페인 지배하에 기독교적 주제로 그려진 회화 및 병풍들, 기독교와 토착종교가 섞이면서 형성된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성서적 이미지들, 원주민의 결혼식과 축제 등 다양한 의식의 형태들, 그리고 자신들의 뿌리와 유산을 지키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필사본 등을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는 내년 1월말 라크마 전시가 끝난 후 멕시코시티로 옮겨가 그곳의 국립역사박물관에서 7~10월 보여질 예정이다.
<정숙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