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위대 근거지 폐쇄·철거
▶ 추운날씨에 각종 범죄까지 얼룩 ‘행동의 날’ 재집결 추진도
뉴욕 주코티 공원 앞에서 한 시위대원이 시정부의 강제 철거에 격렬하게 항의하다가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자본주의의 모순과 월스트리트의 탐욕을 비난하는 반월가 시위가 분수령을 맞고 있다. 경찰이 농성장 폐쇄와 시위 강제 해산, 체포 등 강경 대응에 나섰고 시위대에 대한 여론마저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앞으로 기온이 더 떨어지면 반월가 시위대의 세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위대는 시위 시작 두달이 되는 오는 17일 `월가를 폐쇄하라’(Shut down Wall Street) 시위에 나서겠다고 선언해 시위를 계속 하겠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경찰 강경 대응ㆍ추운 날씨로 시위대 위기
뉴욕경찰(NYPD)은 15일 새벽에 수백 명의 병력을 동원해 반월가 시위대의 근거지인 주코티 공원에서 시위대를 모두 내보냈다. 이 과정에서 200여 명이 체포됐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는 경찰이 시위대가 모인 시청 앞 광장을 봉쇄, 농성장에 있는 100여 개 텐트를 철거하고 시위대 32명을 체포했다.
지난 주말에는 솔트레이크시티, 덴버, 포틀랜드 등에서 시위대에 대한 퇴거 조치가 이뤄져 포틀랜드에서만 시위대 5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농성장에서 벌어지는 불법을 더는 용인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농성장에서는 총기 사건, 사망 사건, 마약, 도난, 성폭행과 성추행 등의 범죄 행위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더 추워질 날씨도 시위대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낮에만 시위할 수 있고 밤에는 시위대가 머무를 수 있는 주거지를 찾아야만 한다. 또 기온이 더 떨어지면 낮 시위에 참여하는 인원이 줄어들 수 있다.
◇ 시위대 관련 여론도 악화
반월가 시위 농성장에서 총기, 성폭력, 마약, 도난 등의 각종 사고 잇따라 발생하면서 여론도 돌아서고 있다. 지난 10일 버몬트주와 캘리포니아주의 반 월가 시위대 농성장에서 총기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졌다. 경찰은 시위대 농성장이나 그 인근에서 발생한 다툼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코티 공원에서는 지난 9월17일 시위가 시작된 이후 성폭행과 성추행 사건은 물론 아이폰 등 전자제품의 도난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마약 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주코티 공원에서 시위가 시작된 이후 1,000명 이상이 체포됐고 이들 대다수는 교통 방해 등의 혐의지만, 성폭행이나 성추행, 마약 소지 등으로 검거된 사례도 적지 않다. 문제는 경찰에 신고된 사건이 극히 일부라는 점이다. 주코티 공원에 있는 시위대의 치안팀 한 관계자는 피해 사례 중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신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대적이고 폭력적으로 변질하고 있는 시위 양상은 경찰과 시민의 우려를 키우고 있고 소음과 쓰레기 악취도 시위대가 머무르는 농성장 인근의 중소 상인과 시민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중국 식당을 운영하는 퐁 자오는 "나도 99%고 시위대의 주장에 동의하지만, 지금의 시위대는 광란의 집단에 가깝다"고 말했다.
◇ 시위대, 17일 대규모 시위로 대응
시위대는 오는 17일을 `행동의 날’로 지정하고 주코티 공원에서 월가까지의 행진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뉴욕증시 개장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시위대는 자신들의 페이스북을 통해 "뉴욕 증시의 개장 종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종을 울리겠다"며 "이번 시위로 흩어진 시위대를 다시 모으겠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3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임대할 계획이며 이에 필요한 재원은 기부금을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는 기부 등을 통해 현금 30만 달러 이상을 모아 놓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