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식물은 햇빛이나 물, 영양분에 의해 잎이나 뿌리가 움직인다. 그러나 무초 일명 풍류초(風流草)라고 불리는 아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이 식물은 음악을 들려주면 리듬에 맞춰 잎들을 위 아래로 흔들며 춤을 춘다. 이때 무초가 춤을 추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섭씨 25도의 온도에 50~70%의 습도가 유지되어야 하며 자양분도 충분하고 병충해도 없어야 한다. 그래서 키우기 힘든 아이들에 비유해서 특별히 정성을 들여야만 자라고 춤을 춘다고 해서 중국에서는 “내 아이 꽃”이라고도 부른다. 큰 잎 밑에 작은 잎 두개가 음악을 틀어 주면 서서히 움직여 두 손을 모아 합장하듯 하다 다시 펴지곤 한다. 이 식물은 조용한 우리나라 산간 지역에서 한 여름에 볼 수 있다는데 사람들은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정성을 많이 들여야 예쁘게 자라 사회를 위해 아름다운 춤을 출 수 있다며 끝도 없이 정성들여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요즘은 한국 TV나 한국 신문들 덕분에 한국에서의 소식을 매일 들을 수 있어 마치 한국이 버지니아 곁에 있는 미국의 다른 주처럼 가까이 느껴진다.
얼마 전 한 모임에서 볼링 볼로 한 어머니를 살인한 사건이 있었다. 한밤중에 헬멧을 쓰고 침입해서 일을 저지른 범인을 잡고 보니 피해자인 현직 경찰 강력계 부장의 아들이었다. 세상이 어찌 돼 가는지 아들도 믿을 수 없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는 어머니 돈을 갖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또 정부(情婦)와 짜고 아이를 가진 아내를 살해한 의사의 파렴치한 행동 등, 그들의 포악한 행동은 그들의 어린 시절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지난 번 모임에서 한 친구는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이유가 “인구가 많아져 하느님이 너무 바쁘셔서 사람들 모두를 돌보지 못해서 그렇다”고 해서 한바탕 웃었다.
여기 한 엄마가 아빠에게 쓴 편지를 소개한다. “철수 아빠, 오늘도 열심히 일하는 당신 모습 우리는 항상 든든하고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에 철수와 산책을 갔다가 조그만 돌에 눌려 고개를 비집고 올라오는 야생 꽃을 보았습니다. 요즘 유난히 우울해 보이고 깜짝 깜짝 놀라는 철수였는데 그 애는 작은 돌을 들어내고 꽃을 바로 세우며 얼마나 아플까 하며 눈물까지 글썽이는 거예요. 아직 8살 밖에 안 된 그 애를 두고 우리는 눈만 뜨면 미국 사람들이 얘기하는 ‘허니 두 리스트(Honey Do List/Honey Do This, Honey Do That)’을 남편들에게 하듯 했으니 어린 그 애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마음속에 돌덩이가 없고 밝은 마음으로 바로 자라서 아름다운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되도록 저도 더 많이 노력할 거예요. 바르게 자라는 아이가 후에 바른 어른이 될 테니까요. 여보, 항상 고마워요. 철수 엄마가.”
그 편지를 받은 철수 아빠는 자기가 어린 시절 엄하시던 아버지를 지독히 미워했으며 그런 마음이 아직 남아서인지 약간 비뚤어진 자기 성격을 이제는 활짝 열고 철수를 위해, 당신을 위해 자기 삶을 밝게 살 것이라 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철수에게도 좋은 아빠가 되도록 노력하여 아이가 자기가 받지 못한 인격적 대접을 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옛 격언들이 생각난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또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좋은 자양분과 사랑을 주어 너무 부족하지도 않고 또 너무 지나치지도 않게 떡잎을 건강하게 잘 키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