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의 봄’ 중동발 거센 축출 바람
▶ ‘요지부동’ 김정일까지 역사속으로
김정일 / 카다피 / 살레 / 그바그보 / 알리 / 무바라크
전세계 독재자와 폭군들에게 올 한 해가 유난히 길게 느껴질 법하다. 권력을 영원히 장악할 줄로만 알았던 중동의 독재자들이 ‘아랍의 봄’으로 줄줄이 축출되고, 악명 높은 테러 지도자와 독재자들도 잇따라 질긴 삶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튀니지에서 발화한 민중혁명으로 23년간 집권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가 쫓겨났고, 다음달에는 30년간 권력을 누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축출됐다.
예멘을 33년간 통치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반정부 세력의 공격으로 생명의 위협까지 받은 후 결국 지난달 권력을 이양했다.
이들은 시위대의 퇴진 요구를 늦게나마 수용, 목숨을 건졌지만 끝까지 주민에게 총을 겨눈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는 도피 중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이에 앞서 국가수반은 아니지만 2001년 9·11 테러의 배후이자 알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지난 5월 미군 특수부대에 사살됐고 두 달 후에는 우루과이의 독재자 후안 마리아 보르다베리 전 대통령이 30년형을 복역하던 중 옥사했다.
카다피 사망 당시 외신들은 ‘남은 독재자’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중 있게 거론했다.
악명 높은 지도자들이 줄줄이 제거된 데다 김 위원장과 카다피의 오랜 친분 때문에 카다피 사후 국제사회는 북한의 반응과 체제 변화 여부에 자연스레 주목하면서도 엄격한 내부 통제 때문에 김 위원장의 축출이나 북한 붕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뇌졸중을 앓았지만 올해 들어 중국과 러시아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현지 지도에도 적극 나서는 등 건강 악화 징후도 보이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아랍의 봄’을 버텨낸 김 위원장도 독재자에 불운한 2011년을 넘기지 못했다고 미국 잡지 뉴요커가 19일 전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카다피에 이어 김정일도 올해 최후를 맞이했다는 반응을 쏟아내며 다음 차례로 중동과 아프리카 등의 독재자를 거론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한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올해 사망하거나 시민혁명으로 축출되는 등 ‘몰락한 독재자’가 지금까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6명이라고 19일 보도했다.
다음은 뉴스위크가 꼽은 올해 무너진 독재자들.
◆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은 지난 17일 기차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할 때까지 17년간 권좌에 있었다. 북한에서 공식 발표한 부고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을 공고한 정치적, 이념적인 힘을 가진 국가로 변화시켰다"고 주장했다.
◆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 타흐리르 광장은 올해 저항과 동일시되는 말이 됐다. 이 광장에서 이집트인 수백만명이 튀니지 혁명의 성공에 영향을 받아 궐기했고, 마침내 1981년 이후 권력을 쥐고 있던 무바라크 대통령을 축출했다.
◆ 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 = 1969년 권력을 쥔 카다피 원수는 올해로 아랍세계 최장 통치자가 됐으나 민중봉기 이후 국민들은 그를 "쥐새끼’라고 불렀다. 지난 2월 이른바 ‘중동의 봄’에 의해 촉발된 국민적 봉기는 10월 그를 축출함으로써 끝났으며, 그는 결국 반군에 의해 처참하게 사살돼 한 슈퍼마켓 냉장고에 보관됐다 사막 한가운데 묻혔다.
◆ 코트 디부아르 로랑 그바그보 전 대통령 = 2000년 권좌에 오른 그바그보는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후 불복하는 바람에 유혈사태를 촉발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받은 알라산 와타라 대통령을 지지하는 군대에 체포돼 헤이그로 압송돼 구금된 상태다.
◆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 = 1978년부터 예멘을 통치해온 살레 대통령은 지난 11월 국내외 사퇴압박에 굴복해 33년간 독점했던 권좌에서 물러났다. 예멘에서는 지난 1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이래 최근까지 정부군의 강경진압 등으로 1천500명 이상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튀니지 전 대통령 = 반정부 시위로 축출되면서 이른바 ‘중동의 봄’ 진원지가 됐다. 당시 대학을 졸업하고도 마땅한 직업을 찾지 못해 과일 노점을 하던 청년 모하마드 부아지지(당시 26세)의 분신을 계기로 촉발된 이른바 ‘재스민 혁명’은 벤 알리 대통령을 23년 권좌에서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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