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난 발레단들 횟수 늘려
▶ 일부는 원작 도발적 각색도
연말의 단골 발레공연 ‘호두까기 인형’(Nutcracker)의 계절이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의 발레단들은 ‘호두까기 인형’으로 재정난을 덜어보려 갖가지 노력을 펼치고 있다.
평년보다 공연 횟수를 늘리거나, 더 많은 관객을 유치하려 더 화려하게 만들거나, 때론 작품의 내용을 비틀어 도발적인 무대를 꾸미기도 하고, 아예 신작을 만들어 입장권 가격을 올리기도 한다.
‘호두까기 인형’은 미국 발레단들의 한 해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월스트릿 저널 등의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 발레단은 한 해 티켓 판매량 중 ‘호두까기 인형’ 비중이 무려 56%다.
수백 개에 달하는 지역 발레단들도 ‘호두까기 인형’ 티켓 비중이 50% 안팎 수준이다. 각 발레단이 ‘호두까기 인형’ 마케팅에 왜 부심하는지를 알 수 있는 수치다.
최근 수년간 57만5,000달러의 정부 지원금이 삭감된 미국 최고 발레단 아메리칸 발레 디어터(ABT)는 올해 ‘호두까기 인형’의 공연 횟수를 평년의 거의 두 배 가까운 29회로 늘렸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뉴욕시티 발레단은 ‘호두까기 인형’을 47회나 무대에 올리며 올해 처음으로 미전역과 해외의 영화관을 통해 공연을 중계함으로써 수입을 올릴 계획이다.
작품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여러 발레단이 앞 다퉈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는 무려 5개의 ‘호두까기 인형’이 무대에 오르는데 한 작품은 주인공 소녀가 이집트, 브라질, 아프리카 등을 여행하면서 겪는 일을 그린 것, 또 공중곡예가 중심이 된 작품이 있는가 하면 락뮤지컬 같은 작품도 있다.
솔트레익시티의 ‘호두까기 인형’은 장난감 병정의 싸움 대신 미식 축구경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호두까기 인형’들이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기가 나빠 표 판매가 예전 수준이거나 줄어든 데다 관객들이 매년 똑같은 작품에 식상해할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대를 완전히 바꿔 새 작품을 만드는 것도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호두까기 인형’의 신선하면서도 효율적인 경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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