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쩌면 고등학생들이 학교 수업을 전부 인터넷으로 듣는 시대가 곧 올지 모르겠다. 대학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적잖은 수의 교수들이 강의를 웹사이트에 올려 사정이 있어 강의에 빠진 학생들이 나중에 듣거나 또 강의를 들었더라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을 다시 반복해서 들을 수 있도록 해왔다. 또한 유명 교수나 강연자의 강의를 인터넷에 올려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 놓기도 한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러한 온라인 강의가 중고교는 물론 초등학교까지도 많이 배급될 전망이다. 물론 지금도 고등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수강할 수 있는 과목들이 제법 있다. 특히 낙제한 과목을 재수강하거나 또는 특정 과목에서 선행수업을 위해 온라인 강좌를 듣기도 한다.
그런데 버지니아주 의회는 이번 회기 때 최소 한 과목 이상의 온라인 강좌 수강을 고등학교 졸업 필수요건으로 하는 법을 제정했다. 아직은 주 교육위원회가 우선 시행령부터 만들어야 하기에 좀 더 기다려 보아야 하겠으나 내가 교육위원으로 있는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이번 주 월요일에 있었던 실무회의에서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온라인 강좌가 강조되는 이유는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에서 차지하고 있는 중요성과 기타 여러 장점 때문이다. 사실 요즈음은 직장 일을 집에서 온라인으로 하는 경우도 흔해 교육위원회의 사무직원들도 서로 돌아가면서 재택근무를 하도록 권유받고 있다. 이러한 재택근무는 직원들에게는 혜택으로도 받아들여져 환영을 받고 출퇴근 시간의 교통체증 해소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적극 권장되기도 한다.
찻집이나 제과점에서 편한 자세로 하루 종일 랩탑을 붙들고 있는 사람들을 종종 보는데 이들 중에 사실 많은 이들은 실제 직장근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근무는 심지어 바닷가나 여행지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여행지 사이에서 이동 중 버스, 기차나 비행기 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마도 이번에 버지니아주 의회가 온라인 수업을 강조한 법들을 제정하게 된 배경에는 이렇게 바뀌어가는 직장근무나 생활 형태에 학생들을 훈련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주 교육위원회에서 시행령이 나오면 내년 가을학기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부터 이 법을 적용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럴 경우를 대비해 버지니아의 모든 학군들이 준비를 해야 한다.
온라인 강좌 수강이 법으로 규정되어진 만큼 이에 대한 준비는 당연히 해야 하겠으나 여러 가지로 우려되는 부분들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우선 과연 학생들 개개인이 학교 교실에 앉아 공부하는 것처럼 정신집중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결국 학생 개개인에게 높은 책임감이 요구될 텐데 이에 걸맞은 학생들의 성숙도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철저한 교육은 물론 시간 사용에 있어서의 효율성을 수시로 확인해 이에 대한 평가를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제때 알려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교육이 단순한 지식의 습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자신들 사이나 교사와의 접촉을 통한 인성교육이나 사회성 배양도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면 온라인 학교가 그러한 부분을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온라인 학교의 전면적 실시보다는 전통적 학교 수업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거나 추가적 도움을 주는 정도의 규모로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어쨌든 이제는 온라인 수업은 우리의 코앞에 닥친 현실이다. 이에 대해 우리 모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제 우리가 지금까지 시행해 왔던 전통적인 교육방식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변화를 피할 수 없다면 오히려 먼저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남들보다 앞서 나가는 것이 현명한 대처일 것이다. 머뭇거리다가는 뒤쳐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문일룡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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