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진타오“나라마다 다른 사정 존중해야” 클린턴“인간 존엄성, 법 지 부정 안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3일 중국 베이징 영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에 다가가며 악수를 청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제4차 전략경제대화가 3일 베이징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개막했다.
이날 대화에는 미국 측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중국 측에서 왕치산 부총리와 다이빙궈 국무위원, 양제츠 외교부장 등 20여개 부문의 양국 책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중국 시각 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 사태의 여파가 지속하는 가운데 열린다는 점에서 이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양국은 천광청 사태로 북한 핵 문제나 교역 등 주요 의제가 묻히는 것을 피하고자 서둘러 해법을 내놓았으나 미국 대사관을 나온 천광청이 위협을 받았다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구명을 호소하는 등 사태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이날 개막식 발언에서도 양국은 천광청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인권 문제를 놓고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관영 중국중앙(CC)TV로 중계된 개막식 축사에서 “중국과 미국은 서로 나라의 사정이 달라 모든 의견이 일치할 수 없다"며 “쌍방은 상호 존중의 기초 위에서 공통 이익의 케이크를 최대한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대표단을 이끄는 클린턴 장관은 “미국은 모든 정부가 ‘우리 시민들’의 존엄에 대한 열망과 법에 의한 통치에 답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어떤 나라도 이런 권리를 부정할 수도, 부정해서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미국은 이번 대화에서 중국의 인권문제를 강력히 제기하면서 천광청을 가족과 함께 중국의 다른 지방으로 이주시켜 안전하게 지내도록 하겠다는 중국의 약속을 보장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아울러 장애인 여성 인권변호사 니위란, 민주주의 운동가인 주위푸, 수감 중인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 등 다른 중국 인권운동가들의 자유 보장을 거론하는 등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전략경제대화의 틀 속에서 2일 베이징에서 미국의 윌리엄 번스 미 국무부 부장관과 장즈진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략안보대화를 개최, 주요 전략 현안과 함께 종합적인 안보상황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하고 상호이해의 폭을 넓혔다고 밝혔다.
인권문제 외에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는 북한 핵문제, 이란 핵프로그램, 시리아 사태 등 주요 안보 현안과 함께 위안화 문제, 첨단기술 수출문제를 포함한 통상문제, 반덤핑 등 각종 무역조치, 금융시장 안정 및 개혁 등의 경제현안을 놓고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양측은 첫날부터 해묵은 갈등 소재인 위안화 절상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가이트너 장관은 최근 2년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13% 절상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나아가야 할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가이트너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왕 부총리는 “중국과 미국은 가장 우선적으로 자기 내부의 일을 잘 처리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하지만 천광청 사건을 제외하고는 최근 미ㆍ중 관계는 비교적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왔으며 이에 따라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 안보나 경제부분에서 일부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또 최근 중국이 수입확대 조치를 통해 무역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도 양국 간 무역마찰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비롯한 관영 언론 매체들은 중미 전략경제대화의 긍정적 의의를 강조하는 기사를 대거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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