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한인동아리 생활에서 매 학기가 시작하면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엠티이다.
엠티는 Member Training의 약자로 얼핏 들으면 기존 멤버들이 새 멤버들에게 클럽의 역사와 전통 들을 가르치며 훈련시키는 무게있는 행사인 것 같지만 엠티를 한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이것은 불과 이름일 뿐 실제 대부분의 엠티 취지는 단순한 친목도모라는 것을 알 것이다.
1박2일 내지 2박3일 정도 동거동락하면서 서로의 사이를 끈끈하게 다지는 기회이다.
이런 성공적인 주말을 위해서는 반드시 엠티 전 몇 주 동안 열심히 계획하는 이들이 있다.
보통 스태프라고 불리는 클럽 리더들이 엠티를 같이 갈 인원을 모집하고, 규모와 장소에 알맞은 캐빈을 찾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짜고, 음식을 준비하고, 차편을 마련한다.
이런 작업은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또 생각처럼 뚝딱 되지는 않는다. 학업, 인턴쉽, 아르바이트 등을 병행하는 클럽 멤버들이 준비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고 그들의 힘이 좋은 조화를 이루었을 때 비소로 평탄한 엠티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엠티도 역시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일인지라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해나 불화가 종종 생기기 마련이다.
날짜가 다가오면 올수록 확정돼야 하는 것도 늘어나고 하나가 불확정이면 다른 차질도 생기기 때문에 스태프 간에 불평이 쌓이기 십상이고 점점 소통이 줄어든다. 이제 다섯 번째 엠티를 준비하는 나도 예외는 아니다.
여러 번 해봐서인지 내 생각에는 착착 진행되어야 하는 부분들이 다른 스태프의 부족한 경험과 결단력에 의해 지체되는 것을 보며 답답해졌다. 참기도 하고 기다리기도 하다가 결국 다그쳐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얘기를 하지 않으면 다음에 똑같은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말하긴 했지만 열심히 하는데 괜히 상처를 준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엠티가 벌써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매번 눈 앞에만 보이는 사소한 일들에 사로잡혀 큰 취지를 까먹는다는 것이다.
멤버들끼리 알아가고 친해지려고 가는 엠티인데 캐빈이 좀 늦게 잡히면 어떻고 차량이 좀 작으면 어떤가. 이제 다시 마음을 비우고 주말을 있는 그대로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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