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아! 피아노 연습해야지”하면 딸아이는 영락없이“I hate piano!” 하며 계단을 쿵쾅거리며 내려옵니다.
자, 오늘도 이렇게 악기연습과의 전쟁은 시작됩니다. 이순간 어릴적 기억을 떠올립니다.
피아노 학원을 땡땡이 치고 집 앞 골목길에서 한창 다방구 놀이에 물이 올랐을 즈음 외출에서 돌아오시는 엄마를 발견합니다. 얼른 전봇대 뒤로 숨습니다.
엄마는 날 발견 하자마자 다그치듯 묻습니다.“너 피아노 학원 다녀왔니?” 피아노 연습보다 놀기를 더 좋아하는 것은 어린자녀 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것 입니다. 피아노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에게 재능이 없다고 해서 음악실기교육을 포기하지는 말아야 할 것 입니다.
우리는 음악실기의 조기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양한 정보를 알고 있습니다.
어떤 연구는 어린시절의 단 몇년간의 음악교육이 특정음을 소음 속에서 더 잘 구별하게 하고 이는 외국어를 배울 때 유용하다고 하며, 또 어떤 연구는 음악교육을 받은 아이가 읽기와 산수능력이 뛰어났으며 더 높은 IQ 점수를 받는다고 합니다. 음악교육이 친구들과 더 잘 협력하게 하고 자존감을 높인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음악교육의 중요성을 질서와 조화에서 찾고싶습니다.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음악을 듣고 배우고 연주 해오면서 음악에 대해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질서라고 말하겠습니다.
9세기의 그레고리안 성가에 , 바흐의 바로크 음악에, 18세기의 고전음악에, 심지어 잘 이해하기 어려운 21세기의 현대음악에도 숨겨진 음악적 질서가 있습니다.
음악은 각 시대마다 그 시대를 대변하는 지극히 수학적이고 철학적인 음악적 논리의 틀 안에서 작곡되어 왔습니다. 수학자이자 과학자인 피타고라스가 서양음악의 기초이론을 정립한 음악가라는 사실이 그다지 놀랍지 않은 이유입니다.
오늘 주영이가 연습하는 바흐의 프렐류드를 통해 바로크의 음악적 논리인 대위법을 배우고 이해하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당장 내일 있을 수학시험에서 A를 받게 되지도 않을 것이구요.
그러나 적어도 어려서부터 접하는 음악적 질서는 지성적 또는 감성적 질서를 스스로 개발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이들의 지성과 감성은 우리의 미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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