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이는 내가 가슴으로 안은 소중한 아이로, 일반인처럼 글을 읽을 수 없는 난독증(dyslexia) 및 언어표현 부족 등을 겪고 있는 중복장애인이다.
오래전 한국에서 특수교육 세미나를 마친 후 찾아온 그의 부모를 통해서 초등학교 6학년이던 현성이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부모는 무슨 원인으로 똑똑한 현성이가 정상적인 학습을 할 수 없는지 절박하게 알고 싶어했다.
그 다음해 미국으로 데려와 검사를 해보니 현성이가 심각한 난독증을 가지고 있는 반면, 수리능력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미 특수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아들의 50%가 넘는 약 3백만명의 미국학생들이 판정을 받은 (미국 국립학습장애아센터 제공) 전형적인 학습장애였다.
현성이는 난독증을 가진 학생들을 위해 설립된 미국 특수 중/고등학교로 유학을 와서 열심히 노력을 했고, 그 결과 이번 가을학기에 내가 근무하는 대학교의 기계공학과 졸업반 학생이 되었다.
부모는 현성이가 어렸을 때부터 블럭 맞추기나 물건 조립하기 등에 남다른 재주를 보였고, 깊이있는 질문들을 자주 하여 큰 기대를 했으나,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글자와 단어 읽기, 쓰기, 자기 생각을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당황했다고 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글자조합이나 단어활용 등에 심각한 어려움을 보이다 결국은 현성이의 학교생활이 전쟁을 치르는 것처럼 변해갔고, 학교에서의 공부뿐만 아니라 숙제마저 제대로 못하게 되면서 밝았던 현성이의 성격도 점점 어두워져갔다.
자연스레 친구와의 관계도 멀어져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차에 나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이었다. 현성이가 결코 학습을 게을리했거나 그의 부모가 교육에 대해 무관심했던 것이 아니라, 심한 난독증이 그로 하여금 정상적인 학습활동을 하지 못하게 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른 시기에 장애를 발견하여 현성이에게 맞는 학습방법, 학습양의 조절, 학습내용의 난이도 조절 등을 적절하게 제공하며 정서적으로 꾸준한 격려를 통해 학습에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주었다. 현성이는 이번 학기에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대학원에 들어가 기계공학분야에서 계속 연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도 열심히 그리고 씩씩하게 자신이 갖고 태어난 장애를 다스리며, 그가 정한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현성이는 내 가슴에 환한 빛이다. 그 빛을 안고 살기에 올 가을도 따스하게 보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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