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 일 동안 연주자들이 지난 주 금요일에 할 공연을 위해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연습하는 것을 들었다. 7인으로 구성된 실내악단이 놀랍도록 독특한 작곡가 3인의 작품을 연습했던 것이다.
연주자들은 서로의 연주를 집중하여 들으며 크리스찬 울프의 작품‘Exercises’(재미나며 예측할 수 없는 음악의 제목치고는 건조하다)를 연주했는데, 같이 연주하기도 했고, 각자 독립적으로 연주하기도 했고, 때로는 주어진 리듬에 각자가 선택한 음들이나 선율을 연주하기도 했으며, 본인의 악기로부터 소음을 낼 적도 있었고, 연주를 계속 해야 할른지 혹은 이 작품이 끝난 것인지를 연주해 나가며 결정했다.
존 케이지의 매우 상세히 표기된 ‘Ryoanji’는 연주자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음악을 연주했는데, 서로의 음악을 듣기보다는, 각자의 음악을 집중하여 동시에 연주했다; 마치 여러 개의 독주곡들을 포개 놓은 듯했다.
원래 유럽의 베이스 지터(Base Zither)를 위해 작곡되었던 월터 짐머만의 ‘Irrgarten’’(Labyrinth’)을 2인의 연주자가 얼핏 보기에는 비슷한 듯하지만 사실은 매우 다른 두 개의 동양 악기인 한국의 가야금과 일본의 고토로 연주했다. 연주자들은 작곡가의 원래 악보를 바탕으로 각자 본인의 버전을 만들어서 연주했던 것이다.
위의 세 작품들은 연주자들에게 언제 어떻게 연주하라고 지시를 내리는 지휘자 없이 연주되었다. 이런 상황은 작곡가가 연주자를 존중했기 때문에 그리고 연주자는 작곡가를 신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렇지 않다면 이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그토록 많은 노력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양방향 도로처럼 타인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것, 그리고 내가 신뢰받고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이것이 행복에 도달하는 확실한 하나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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