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했다. 초박빙의 대결이었던 이번 선거의 결과를 분석해 보고 앞으로를 전망해 본다.

첫째, 종교보다는 인종이 부각된 선거였다. 공화당의 롬니 후보가 몰몬교도인만큼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롬니를 지지할 지 큰 관심사였다. 그런데 의외로 기독교 보수진영에서는 롬니에게 표를 던졌다. 일부 기독교단체는 몰몬교가 ‘이단’이라고까지 하면서도 왜 롬니를 지지했을까?

그것은 눈에 보이는 피부색이 눈에 보이지 않는 종교보다 앞섰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백인의 59%가 롬니를 39%가 오바마를 지지했다. 반면에 흑인의 93%가 오바마를 6%가 롬니를 지지했다. 이렇듯 종교보다는 인종이 앞선 선거라 할 수 있다.

두번째, 오바마의 당선에 여성의 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낙태를 반대하는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 후보자들이 “성폭행을 당한 여성은 임신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는 식의 막말을 하여 여성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로 인해 공화당 후보 3명이 낙선을 하였으며 그로 인해 민주당이 미 상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남성의 경우 55%가 롬니를, 45%가 오바마를 지지했다. 반면 여성의 55%가 오바마를, 44%가 롬니를 지지했다. 결과적으로 ‘여자 무시하면 민주주의 못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게 해준 선거라 할 수 있다.

셋째, 다민족이 거주하는 지역이 승패를 좌우했다.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를 비롯 서부지역에서는 이민개혁을 표방한 오바마를 지지하는 소수민족 이민자의 표가 여러 지역승패에 큰 역할을 하였다.

라티노의 경우 71%가 오바마를, 27%가 롬니를 지지했고 아시안은 73%가 오바마를, 26%가 롬니에게 표를 던졌다. 이번 선거의 결과로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고자 했던 ‘드림법안’ 등 여러 이민개혁법안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

오바마 대통령 재선의 성공이 곧바로 이민개혁의 청신호로 연결될 전망이다. 오바마의 재선으로 선거 전에 실시했던 ‘추방유예 조치’가 최소한 4년 동안 연장이 가능해 보인다. 따라서 선거 결과를 본 뒤 신청하고자 추방유예 신청을 미뤘던 서류미비 청소년들은 지금부터라도 추방유예 신청을 고려해도 될 것 같다.

서류미비 청소년에게는 추방유예조치만으로는 부족하다. 오바마 4년 재임기간 안에 총체적인 이민개혁을 통해 드림 법안 등 서류 미비자를 구제하는 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전에 부시대통령이 시도했던 ‘게스트 워커 프로그램’을 통해서 서류미비자에게 취업증을 발급해 주는 법안이나 벌금 1,000달러를 내고 영주권 인터뷰 신청을 미국 내에서 할 수 있게 하는 245(i) 조항의 부활 등 서류 미비자에 대한 구제안이 하루속히 나올 수 있길 바란다.

한편 연방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오바마의 이민개혁에 또 다시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상원에서는 다수당인 민주당이 선거 대세를 몰고 나가면서 이민개혁을 ‘경제 살리기’의 대안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면 이민개혁은 가능할 것이다.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면서 대략 10년 주기로 서류미비자 구제안이 발표되었다. 이번 오바마 재선 성공으로 이민개혁 청신호의 때가 온 것 같아 큰 기대를 가져 본다.


<전종준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