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를 위해 두 교회가 한 울타리로 들어왔다. 그 때가 작년 7월. 이후 두 교회 성도들은 매 주일마다 큰 은혜를 누리고 있다. 그 은혜는 이제 교회 담장을 넘어 교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큼 풍성하다.
메릴랜드주 실버스프링에 위치한 한우리교회에 박우원 목사가 부임한 게 3년 반 전. 랜돌프 로드 옆에 교회 건물은 반듯하게 잘 지어져 있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었다. 박 목사는 차세대와 다민족 선교에 관심이 많았으나 당시의 교회 여건으로는 비전을 펼칠 여력이 없어 보였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버튼스빌에 원래 소재했던 ‘New Beginning Community Church(조셉 최 목사)’는 2세 중심의 교회로서 나름 잘 나가고 있었다. 다만 자녀들을 교회로 데려오는 부모들이 문제였다. 영어권 세대부터 한국어를 쓰는 장년까지 아우를 수 있는 목회 시스템이 필요했다. 목회든 삶이든 중요한 결정을 앞에 두면 기도하는 조셉 최 목사를 하나님은 박우원 목사와 만나게 하셨다.
최 목사가 설교하는 영어예배는 주일 오전 9시45분. 한우리교회 청소년, 영어권 젊은이들이 물론 함께 한다. 이 시간에 박 목사는 한국어로 1부 예배를 인도한다.
영어권이 친교와 성경공부로 흩어지는 시간인 11시30분에 한국어 2부 예배가 시작된다. ‘New Beginning Community Church’의 부모 세대는 이 예배에 참석한다. 서로를 가족으로 인정했더니 두 교회는 부족함을 단숨에 일소해 버렸다.
박 목사는 “모든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균형잡힌 교회가 비로소 완성됐다”며 “목회자들이 마음을 비우니 하나님이 이런 은혜를 허락하셨다”고 말했다.
영어권과 한국어권이 나뉘어 있는 다른 한인교회들과 별로 다른 게 없어 보이는데 그렇지 않다. 박 목사와 최 목사는 “두 교회가 한 교회 건물을 쓰고 있다”고 구별해 설명한다. 주보를 따로 만드는 각 교회의 담임으로 서로를 존중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두 교회가 아니고 한 개의 공동체라고 의심(?)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가 있다. 헌금을 함께 관리한다. 두 목회자의 사례비, 건물 모기지 등 재정 집행은 하나의 예산 정책 하에 이뤄진다.
이 부분에서 박 목사는 하나된 교회의 비밀을 실토했다. “진정한 공동체가 되려면 당연히 재정 운용이 일원화돼야 한다”고. 이름이 두 개이고, 영어 회중과 한국어 회중이 구분돼 있는 것 같지만 사실 하나임을 보여주는 실례다.
두 목사는 차세대에 1세들의 훌륭한 신앙 전통을 계승해야 한다는 사명에도 하나다. LA, 뉴욕 이상으로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있는 워싱턴의 한인교회들이 모든 소수 민족들을 향한, 그리고 무너져 가는 미국교회들을 다시 세울 사명도 갖고 있다고 두 사람은 믿고 있다.
영어 예배에는 벌써 다른 소수 민족, 심지어 백인들도 모이고 있다. 같은 영어를 쓰는 회중들이니 함께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최 목사는 “부탄계 주민의 자녀들이 백인교회를 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한인교회들이 이들의 영혼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한국 교회들보다 4배가 큰 선교 역량을 가진 미주 한인교회에 할 일이 많다”며 “하나님께서 이끌어가시는 새로운 목회의 열매들을 한인사회와 언제든 나누겠다”고 말했다.
문의 (301)622-1675 박우원 목사
(410)693-3607 조셉 최 목사
주소 800 Randolph Rd.,
Silver Spring, MD 20904
홈페이지 NBCchurch.info,
http://hahnuri.org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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