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여성 주타겟…‘유흥업소 취업’의심 장시간 2차심사 예사
▶ 가방·지갑은 물론 카톡 메시지까지 검사
한인 무비자 및 방문비자 소지자 등을 대상으로 한 입국심사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 가운데 한 여성이 LAX 입국심사대에서 지문을 찍고 있다. <박상혁 기자>
최근 LA 국제공항을 통해 무비자로 입국하려던 한인 여성 김모씨는 입국심사에서 적발돼 강제출국 조치를 당했다.
한인타운에 있는 한 유흥업소에 일하기로 돼 있던 김씨의 차림새가 이상했던지 연방 세관국경국(CBP) 소속 입국심사관이 일하는 곳과 결혼여부 등을 물어보더니 추가조사가 필요하다며 2차 심사대로 데리고 갔다.
CBP 요원은 그곳에서 항공사 직원의 통역도움을 받아 김씨의 가방과 지갑 등의 소지품을 검사했는데 거기서 유흥업소 명함이 나왔다. 김씨는 결국 유흥업소에서 일하기로 돼 있다는 사실이 발각돼 강제출국할 수밖에 없었다.
이민당국이 무비자 또는 관광비자 등으로 입국하는 한인 등 방문객들에 대한 입국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방문목적 위반 등으로 적발돼 강제출국 당하거나 2차 심사를 받는 한인 입국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젊은층 한인 여성들의 경우 강화된 심사로 인해 일반인들도 마치 유흥업소 취업을 위해 입국하는 것처럼 오인돼 몇 시간씩 이민심사대에 붙잡히는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공항 관계자들에 따르면 CBP는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유흥업소 등에서 2~3개월씩 일하고 돌아가는 한국 여성들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CBP는 특히 언론보도 등을 통해 매춘여성 불법입국 등의 내용이 보도될 때마다 유흥업소 여성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CBP 직원은 해당 여성의 가방이나 지갑 등을 수색하는 것은 물론,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 메시지도 검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께 관광비자로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한인 여성 이모씨는 CBP 직원의 질문에 머뭇거렸다는 이유로 이민국의 조사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해야 했다.
하지만 CBP의 이런 심사로 엉뚱한 여성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혼자서 관광 온 최모씨는 “혼자라는 사실에 의심을 품고 조사를 시작하더니 10시간 동안 붙잡아 놓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무비자로 입국하려던 또 다른 한인 여성은 체류 주소 질문에 “친척집과 호텔”이라고 답한 게 빌미가 돼 호텔에 묵는 이유 등 4시간 넘게 조사를 받은 뒤에야 입국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유학비자로 왔지만 조사를 받은 경우도 있다. 거주할 곳의 주소를 묻는 질문에 대답을 못한 김모양은 “주소가 적힌 종이를 이민가방에 넣어놓아 주소를 기억하지 못했다”면서 “조사과정에서 ‘왜 크레딧 카드가 없느냐’는 질문도 받았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불쾌한 경험을 한 여성들은 “이민국이 지나치게 색안경을 끼고 일반 관광객까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접대부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미국에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는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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