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티센터‘ 한복을 입은 남자’ 특별전
▶ 한복패션쇼 기획한 LA문화원 최희선 큐레이터
최희선 큐레이터가 한복 패션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하상윤 인턴기자>
전시 소식 듣고 아이디어 제출
1년반 동안 동분서주
한인 모델 모집 중
“세계적인 게티 뮤지엄에서 한복 패션쇼를 열게 돼 얼마나 기쁘고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그 동안 힘들고 막막해서 주저앉고 싶었던 순간들이 봄눈 녹듯 사라지는 것 같아요. 진짜 힘든 일은 이제 시작이지만 열심히 준비해온 만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으리라 자신합니다”
LA 한국문화원의 최희선 큐레이터. 이렇게 큰 행사를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며 성사시킨 사람이다. 1년반동안 발이 안 보이도록 뛴 그는 패션쇼뿐 아니라 한복 세미나도 유치하고, 게티와 한인 커뮤니티를 연결시킨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최희선씨가 ‘한복을 입은 남자’ 전시기획 이야기를 들은 것은 2011년 봄, 게티 드로잉 부서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한인 2세에게서였다. 여기에 어떻게든 LA 한국문화원이 참여해야겠다고 결심한 그는‘ 한복을 입은 남자’니까 한복 패션쇼를 함께 하면 좋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만든 다음 인턴을 통해 큐레이터에게 의사를 타진했다.
“패션쇼 기획서와 자료,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한복의 아름다움과 변천사를 알리는 쇼를 하고 싶다고 설명했죠. 관심이 있었는지 9월 말에 게티 담당자 5명을 만나는 자리가 만들어졌고, 거기서 ‘전시 컨셉과 맞는 좋은 아이디어’란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어요. 그때부터 프로젝트가 급격히 진행됐습니다”
처음에는 패션쇼를 야외에서 할 예정이었는데 소방법 때문에 실내 오디토리엄으로 옮겨진 것을 최씨는 가장 안타까워하고 있다.“ 게티의 레귤레이션과 소방법이 너무 까다로워서 거기에 맞춰 일하려니까 프로젝트가 자꾸 축소됐고, 특별히 장소 선정이 힘들었어요. 오디토리엄은 450명밖에 입장할 수 없는 데다 무대가 옆으로 길고 앞은 짧기 때문에 패션쇼 하기엔 아주 나쁜 조건이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공연을 집어넣는 등 볼거리 많은 쇼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최대한 짜냈습니다”
2002년 문화원에 들어가 2005년부터 전시 담당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최희선씨는 문화원에서 맡았던 첫 프로젝트가 빌트모어 호텔에서 열린 이민 100주년 한복 패션쇼였고, 그 전에 개인 기획사를 운영할 때도 앙드레 김 패션쇼를 맡아 치렀다니, 그에게 패션쇼는 도전이고 기회며 운명이라 해도 좋겠다.
문화원에서 매년 열리는 협회전들과 공모전, 기획전을 관장하는 최씨는 문화원 직원들이 모두 자기 분야에서 그렇듯 전시홍보서부터 작가 섭외, 벽에 못 하나 박는 일까지 고군분투하면서 전시 작가들로부터 ‘너무나 열심히 일하는 큐레이터’로 사랑받고 있다. 그의 기획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전시들은 2011년의 원로작가 6인전과 만화전(Awesome Blossom), 2012년 한국작가(김태순, 김선두, 김용윤) 3인전과 젊은 건축작가전 등이 있다.
“큐레이터는 작가와 팀이 되어 그들의 작품을 더 빛나게 해주는 사람”이라는 최씨는 “좋은 전시가 많아야 외국인 많이 오고, 그들이 다시 오게 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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