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아하며 달콤한 연주로 전세계를 매혹시킨 스타 영국의 스카티시 앙상블과 내달 7일 바로크 음악 선사
금관악기 중에서 가장 높고 깨끗한 음을 내는 트럼펫은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청아하고 화려한 소리를 내는 악기다. 날카롭지만 부드럽고, 남성적이지만 여성적이며, 화려하면서도 허무한 트럼펫 소리는 듣는 사람의 가슴에 환희와 애수를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특히 뮤트를 끼우고 연주하는 트럼펫 소리를 들으면 해질녘 낮잠에서 문득 깨어났을 때의왠지 모를 슬픔과 아련한 그리움이 다가오면서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듯한 감상에 빠지게도 한다.
그렇게 아름답고 특별한 소리를 내는 악기지만 트럼펫은 스타플레이어가 많지 않다. 당연히 독주곡이나 협주곡 레퍼터리도 많지 않다. 오히려 클래식보다 재즈 음악계에 유명연주자들이 많은데 윈튼 마살리스 같은 전설적 연주자는 클래식과 재즈를 넘나들며 귀신같은 연주를 들려주곤 한다.
앨리슨 발솜(Alison Balsom·35)은 그런 트럼펫 음악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트럼펫 센세이션’이다. 트럼펫 주자로서는 희귀하게 여성인 그는 게다가 젊고 예쁘고 무대 체질이어서 데뷔와 함께 그대로 스타가 되었다.
클래식 브리츠에 의해 두 번 연속 ‘올해의 여성아티스트’로 선정됐던 발솜은 2009년 BBC프롬스에서 가진 연주회가 TV 중계를 통해세계에서 2억명이 시청한 기록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녀의 유명한 하이든 트럼펫 콘첼토나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 연주는 압도적인 열정과 호소력, 우아함으로 듣는 이를 단번에 매혹시킨다. 그의 트럼펫 소리는 예리하고 따뜻하며 달콤해서 트럼펫 음악뿐 아니라 클래식베스트 곡들을 트럼펫으로 연주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고, 특히 바로크 음악을 자주 연주하면서 끊임없이 레퍼터리를 확장하고 있다.
그 앨리슨 발솜이 오는 4월7일 오후 7시30분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글라스고우의 실내악단 스카티시 앙상블(Scottish Ensemble)과 함께 바로크 시대 음악들을 연주하는 이번 콘서트는 그의 공연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사람으로서 절대 놓칠 수없는 기회다.
더구나 발솜은 이 콘서트에서 밸브가 없고 길이가 긴 바로크 시대의 트럼펫을 연주할 예정이어서 더 기대가 크다. 바로크 시대에 트럼펫은 매우 중요한 악기로서 왕의 위엄과 승리의 영광을 상징하는 팡파르의 주인공이었지만 바흐와 헨델 등 당대 음악가들은 트럼펫 곡을 많이 남기지 않았다.
당시에 불던 트럼펫은 놋쇠나 구리, 은으로 만든 내추럴 트럼펫으로 음정을 만드는 밸브가 없기 때문에 반음을 내기가 어려운 등 연주하기가 매우까다로웠기 때문이다.
이날 콘서트에서 영국 태생의 발솜은 영국작곡가인 퍼셀의 디오클레시안(Dance of theFuries from Dioclesian)과 아더왕 모음곡, 샤코니, 음표 하나에 의한 판타지아 등과 함께 헨델의 ‘수상음악’과 콘첼토 그로소, 아탈란타서곡, 트럼펫과 현을 위한 쉬트, 그리고 제미니아니의 합주협주곡을 연주한다.
또한 비발디의 바이얼린 콘첼토와 알비노니의 오보 콘첼토를 트럼펫 곡으로 편곡해 들려줄 예정이다.
그녀와 함께 연주하는 스카티시 앙상블은1969년 창단된 영국의 현악 오케스트라로, 조나단 모튼 디렉터와 12명의 단원들이 파워풀하고 생동감 넘치는 음색, 음악의 장르와 스타일을 뛰어넘는 다양한 레퍼터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티켓 54-109달러.
www.laphil.com, (323)850-2000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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