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은님 동생‘늦깎이 화가’ 김수임 20일부터 작품전
“내 동생 김수임은 아들 딸 잘 키워놓고 뒤늦게 동네 주변에 있는 화가에게 미술지도를 받으면서 그림을 시작했다. 그는 원래 밝고 맑은 성격을 갖고 있고 비교적 예민하고 느리다. 뚝심도 있고 참을성도 있고 고집 또한 강하다. 이런 성격은 그림을 그리기에 잘 맞는다. 그의 그림은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기다. 강하고 부드러운 색감, 선. 그의 내면처럼 다양하고 복잡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하다. 그는 아직 예술이 뭔지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그리는, 마음대로 그리는 그의 그림은 소박하다. 그는 거리낌 없이 그려댄다. 이때 그의 재주가 놀랍게 슬슬 나오고 이 점에서 나는 감탄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LA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졌던 재독화가 노은님씨가 동생에 관하여 쓴 글이다. 그리고 다음의 것은 화가 박혜숙씨가 7년 전 우리 신문에 쓴 칼럼의 첫 머리다.
“늘 그림이 그리고 싶었다는 김수임은 어느 날 그림을 가르친다는 광고를 보고 찾아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화가다. 꽃과 새를 즐겨 그리는 그녀의 그림은 미술대학에서 전공한 화가들의 그림보다 자유롭고 순진하다. 그리고 싶은 마음을 마음껏, 법이 없이 그리다보니 생생함이 넘친다”
김수임의 작품은 어릴 때 방학숙제로 그렸던 그림 일기장을 펼쳐보는 것 같다. 크레파스에 있는 색들을 모두 동원해 하늘도 그리고 집도 그리고 꽃도 그리고 나무와 새도 그렸던 그림일기 말이다. 너무 밝고 예쁘고 화려해서 사탕처럼 달콤한 그의 그림들은 우리가 잃어버린 자연 속 동심을 노래한다. 자동차와 컴퓨터와 아이폰 없이 살 수 없는 사람들이 그의 그림 앞에서 한동안 서성이게 되는 이유다. 거기엔 현대인이 잃어버린 흙과 풀의 냄새, 새와 바람의 소리, 꽃과 벌레의 행복이 숨 쉬고 있다.
오는 20~30일 비전 갤러리에서 열리는 김수임 작품전 ‘자연’은 그의 세 번째 개인전이다.
2007년 풀러튼의 베로네제 갤러리와 2011년 서울의 갤러리 521에서의 솔로전에 이어 열리는 이 작품전에는 그가 자연 속에서 찾아낸 아름다운 것들과 그 색깔들이 잔치를 벌이는 유화 25점이 소개된다. 매일 걷는 공원, 새들과 오리들이 떠다니는 호수, 개를 데리고 걷는 사람, 돌아오는 산길에서 만나는 선인장, 집 뜰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 오렌지나무들, 늙은 소나무와 다람쥐와 큰 거북이… 이런 것들이 다 들어 있다.
김수임은 2006년에야 그림을 시작했다고 한다. 레슨도 받고 칼리지에도 다니고 하다가 독일의 언니가 불러서 4년 연속 함부르크의 서머 아카데미 펜티멘트에 참가하며 미술공부를 했다. “언니 덕분에 여행도 많이 하고 그림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었다”는 그는 그러나 작품만큼은 자신의 독창적 세계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오프닝 리셉션은 20일 오후 5~8시. (714)879-6848
Vision Gallery 4011 6th St. #102 LA, CA 90020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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