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서 엽기사건
▶ 이웃주민에 발견 후 경찰에 구출돼, 한집서 거주…한 명은 딸까지 낳아, 50대 통학버스 운전사 등 3형제 체포
7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실종된 여성들이 10여년 간 감금돼 있던 용의자의 주택을 수색하고 있다.
오하이오주 북부 클리블랜드에서 약 10년 전 잇달아 실종됐던 여성 3명이 지난 6일 인근 동네에서 살아 있는 채로 발견됐다. 지난 2002∼2004년 사이 각각 14세, 16세, 21세의 나이로 실종됐던 이들은 9~11년 동안 한 주택에서 갇혀 지냈던 사실이 드러나 미국사회에 또 하나의‘엽기적 납치 감금사건’으로 충격을 던지고 있다.
발견된 여성의 이름은 지나 디헤수스(23), 아만다 베리(26), 미셸 나이트(32)로 알려졌다. 이들의 건강상태는 양호해 보였으며, 모두 병원으로 이송돼 검진을 받고 가족과 재회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발견된 집은 실종 장소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진 이웃 동네로, 경찰은 문제의 주택 주인인 히스패닉 통학버스 운전사 아리엘 카스트로(52)를 포함해 세 명의 형제를 체포했다. 다른 두 형제의 나이는 50세와 54세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6세 여자아이도 현장에서 함께 발견됐으며 이 아이가 감금됐던 여성 3명 중 한 명인 베리의 딸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사건이 밝혀지기 전만 해도 용의자를 친절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납치된 여성들을 구출한 램지 역시 아리엘의 집 뒷마당에서 바비큐를 해먹을 정도로 친했고 그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한 주민은 “수년 전 비명소리가 들려 신고했지만 경찰이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몰라 돌아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아리엘의 형과 동생은 간간이 그의 집에 들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중 나이트는 21세이던 2002 년 8월23일 사촌 집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이후 사라졌다. 베리는 16세이던 2003년 4월21일 밤 집에서 불과 몇 블락 떨어진 패스트푸드점 버거킹에서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됐다. 또 디헤수스는 14세이던 2004년 4월2일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중 종적을 감췄다.
이들 여성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체포된 아리엘의 이웃 주민인 찰스 램지였다. 지난 6일 밤 베리가 갈라진 현관 문틈으로 손을 내밀어 구조를 요청하면서 이들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났다.
비명을 들은 램지가 옆집으로 가보니 한 여성이 현관 문틈으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치고 있었다. 램지가 다가가자 여성은 “제발 도와주세요. 오랫동안 갇혀 있었어요”라고 했다. 램지는 문 아래쪽을 발로 차 부쉈고 여성이 빠져나올 수 있었다.
베리는 곧장 옆집으로 가서 911에 전화를 걸어 “난 아만다 베리입니다. 납치됐고 10년간 실종됐었습니다. 지금 탈출했고 여기 있어요”라며 “그가 돌아오기 전에 빨리 와 달라”고 애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 안으로 들어가 다른 여성 2명을 추가로 구출했다.
여성들이 구출되던 6일 밤 문제의 가옥 주변에 모인 주민들은 여성들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것을 보면서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들의 가족과 친구들은 “살아 있을 줄 알았다. 너무 감사하다”며 감격해 했다.
그러나 췌장염 등으로 투병하다 딸이 실종된 지 3년 후인 2006년 사망한 베리의 엄마는 끝내 딸과 재회하지 못했다. 유족들은 베리의 엄마가 딸의 실종 후 병세가 악화했고 말 그대로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 끝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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