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에티오피아 북부의 한 작은 마을에서 맨발로 뛰어놀던 가난한 흑인 소녀였다. 질병으로 부모마저 잃은 후 12세 무렵 조부모가 있는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이주 초기 자신을 ‘팔라시 무라’(추방자)라 여기는 사람들의 시선에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한 그녀는 고교 졸업 후 군 복무까지 마쳤다. 그런 그녀가 지난 2월 사상 첫 흑인 ‘미스 이스라엘’의 영광을 안았다. 2013년도 미스 이스라엘 이티시 아이나(21·사진)는 에티오피아계 유대인이다.
CNN은 13일 아이나의 드러매틱한 이야기를 조명하며 사상 첫 흑인 미스 이스라엘의 탄생을 계기로 사회 화합을 향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른바 ‘검은 유대인’이라고 불리는 에티오피아계 유대인은 과거 이스라엘 왕국의 솔로몬 왕과 시바의 여왕이 동침해 낳은 메네릭의 후손으로 전해진다. 대대로 에티오피아 북부에 집성촌을 이뤄 살아온 이들은 1973년부터 이스라엘로 이주했고, 오늘날 15만명에 육박한다.
그러나 아직도 이스라엘에서는 이들의 이민허용 문제를 놓고 사회적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에티오피아계 유대인들은 사실상 19세기 식민지 시절 기독교로 개종했기 때문에 유대계의 뿌리를 입증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또 이들 상당수가 언어장벽 등으로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사회문제화 되자 이스라엘 정부는 2005년 급기야 이들의 이민을 불허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나의 당선은 매우 고무적이다. 제대 후 의류상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던 아이나는 ‘미스 이스라엘’이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국빈만찬에 초대받는 등 하루아침에 유명 인사가 됐다. 오는 12월 ‘미스 유니버스’ 대회 출전을 앞둔 아이나는 “내가 곧 우리 민족 전체를 대표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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