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은 “고전이란 모든 사람들이 한 번은 읽어야 될 책이라고 공감하면서도 사실은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라고 정의한 바 있는데 그런 면에서 ‘신곡’ 또한 가장 고전다운 책이다. 단테의 신곡은 고전작품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기회가 될 때 꼭 읽어야겠다고 작정을 하지만 사실 신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완역을 한 책의 경우 전체 분량도 만만치 않고, 성경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는 부분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이 많다. 또한 서사시의 형식으로 기록돼 있어 장문의 글을 읽으면서 스토리 전개가 쉽게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 어려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꼭 읽어야 되는 이유가 있다.
신곡은 유럽 르네상스라는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는 시발점과 같은 역할을 했다. 신곡 이후로 유럽은 미개한 봉건주의에서 벗어나 실용주의·중상주의 그리고 훨씬 뒤에 자본주의·현실주의로 발전해 나가는 토대를 세워졌으며 계속되는 혁신적 사고방식에 의해 결국 유럽이 세계문명의 중앙무대에 서게 된다.
신곡을 일개의 문학작품으로 보기보다는 유럽 역사적인 측면에서 미친 영향이 무척 크기 때문에 르네상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신곡은 한 번쯤 꼭 정독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신곡의 내용은 이 후 많은 문학작품, 조각, 그림 등 예술작품의 중대한 소재가 되었다. 로댕과 같은 조각가는 신곡의 내용을 소재로 많은 작품을 남겼다.
단테에게 있어서 3은 완전 숫자였다. 지옥, 연옥, 천국의 3부곡으로 된 신곡은 각 편이 33장, 3연시로 구성돼 있으며 기독교의 삼위일체를 가장 중요한 주제로 다루고 있다. 숲 속에서 방황하고 있던 주인공 단테가 인간 이성의 상징인 베르길리우스와 소년 시절의 연인이었던 베아트리체의 안내로 지옥과 연옥을 거쳐 천국에 이르러 드디어 삼위일체의 비밀 접하게 되는 것이 이 책 전체의 행복한 결말로 귀결된다.
연인이었던 베아트리체와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단테와 함께 3명 모두 실명으로 등장하는 것도 이 작품의 특별한 장치다. 이는 자기 스스로가 겪은 것이거나 또는 실제로 있는 일처럼 보이게 하는 사실적 제시의 효과를 거두면서 동시에 간접성을 띠는 이중적 효과가 있다.
신곡에는 지옥을 거쳐, 연옥의 가장 꼭대기에 지상낙원인 에덴동산이 위치하고 있고 망각의 강 레테를 건너면서 모든 지상의 기억을 내려놓고 천국 입성을 하게 되는 것으로 단테는 연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후대에 마틴 루터는 이와 같은 중세의 연옥관을 깨고 선과 악, 천당과 지옥이라는 이분법적 개념으로 영계를 재정의했고, 이것이 오늘날 내세에 대한 개신교의 신앙관으로 정립돼 있다.
한편 신곡을 읽으면서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단테 신곡강의’라는 참고도서(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를 함께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찬출판기획 대표(baekstephen@gmail.com)도서협찬: 반디북US(www.bandibook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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